경기 이천 수펙스센터 앞에서 2차 결의대회....성과급 방식 놓고 노사 합의점 못 찾아

▲ SK하이닉스 노조원들이 성실한 교섭을 이행하라며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노조)

SK하이닉스 노사가 성과급 방식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 노조가 사상 처음으로 파업에 나설지 전운이 감돌고 있다.
SK하이닉스 이천·청주·사무직 3개 노동조합은 12일 경기 이천 수펙스센터 앞에서 2차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지난 6일 충북 청주3캠퍼스 노조 사무실에서 총파업 투쟁 1차 결의대회를 개최한 이후 본사가 위치한 이천에서도 이를 이어간 것이다.
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초과이익분배금(PS)과 임금 인상안에 반발하고 있다. PS는 연간 실적에 따라 매년 1회 연봉의 최대 50%(기본급의 1000%)까지 지급하는 인센티브다. SK하이닉스는 2021년부터 전년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삼아 개인별 성과 등을 연계해 PS를 지급해왔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영업이익 23조4673억원)을 기록하며 올해 기본급 1500%의 PS와 자사주 30주를 지급했다. 회사는 올해 역시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상향된 성과급 지급 기준인 1700%를 제안했다. 또 1700%를 지급한 이후 남은 영업이익 10% 재원 중 절반은 구성원의 PS 재원으로 쓰는 방안을 제시했다. PS 지급 후 남은 재원의 절반을 적립해 다시 구성원들에게 돌려주고, 나머지 절반은 미래 투자 등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영업이익 10%를 모두 성과급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올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37조원 내외로 점쳐진다. 영업이익의 10%인 3조7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PS로 지급해야 한다는 게 노조 의견이다. 노조 측은 지난 2023년 7조 7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적자에서 직원들이 어려움을 함께 감내한 만큼 이번에는 ‘역대급’ 실적에 따른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상 첫 파업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신상규 SK하이닉스 부사장(기업문화 담당)은 이날 오후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에서 열린 '함께하는 더(THE) 소통행사'에서 '현재 임단협에 대한 사측 입장'을 묻는 구성원 질문에 "10차례 이상 교섭을 했지만, 노사 간 간극을 줄이지 못했고 협상이 결렬된 것이 안타깝다"며 이같이 말했다.
송현종 SK하이닉스 사장(코퍼레이터 센터)은 PS 한도 설정에 대해 "사측은 지속 가능해야 하는데 회계연도라는 틀에서 일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업사이드(호황)의 성과는 공유하고 다운사이드(불황)는 사측이 다 흡수하는 제도를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성과급의 한도"라고 설명했다.
사측은 현재는 용인 클러스터 팹(공장)과 청주 M15X 등 투자를 위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해야 하는 시기인 만큼, 지속가능성을 위한 기준을 새롭게 설정하고, 노사 양측이 양보와 대화를 이어가자고 노조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승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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