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부터 태풍까지, 농업 현장 돕는 기상정보
여름부터 가을의 초입까지는 농업에 있어 가장 고된 시기이다. 여름내 이어지는 폭염으로 작물과 땅이 메마르고, 불볕더위에 농민들의 건강도 위협받기 때문이다. 여기에 갑자기 쏟아지는 집중호우는 침수 피해를 불러오고, 수확기에 찾아오는 태풍은 몇 달간의 노력을 한순간에 무너뜨리기도 한다. 특히 9월은 늦더위와 함께 태풍이 자주 발생하는 시기로, 농민들에게는 긴장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기상청이 제공하는 다양한 기상정보가 이러한 농민들의 긴장감과 걱정을 덜어 주는 역할을 한다. 지상관측, 수치모델, 레이더, 위성 자료 등을 종합해 생산되는 기상정보는 작물 관리와 영농작업에서 핵심 자료로 활용되고 있으며, 특히 산간, 도서, 농촌 등 지상관측망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고해상도 위성자료의 사용이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농업 현장을 돕는 유용한 기상정보로, 먼저 ‘폭염특보’를 들 수 있다. 폭염특보는 이틀 이상 일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 폭염주의보, 35도 이상이면 폭염경보가 발효되는데, 지난해 9월 10일 전국에 폭염경보가 내려지며 89년 만에 가장 늦은 열대야가 기록됐듯 9월에도 발효될 수 있다. 이 시기에는 여름과 함께 더위도 지나갔겠거니 방심하기 쉬운데, 폭염특보는 때늦은 더위에도 경각심을 주어 농민들의 온열질환 예방을 돕는다.
기상청은 폭염특보와 함께 분야별 폭염 영향 정도를 위험단계에 따라 구분한 ‘폭염 영향예보’도 제공하고 있다. 갑작스레 쏟아지는 호우로부터 농민과 농작물의 안전을 지키는 역할을 하는 것은 ‘호우 긴급 재난문자’이다. 이는 시간당 50㎜ 이상의 강한 비가 오면서 동시에 3시간 동안 90㎜ 이상의 비가 온 경우, 또는 시간당 72㎜의 비가 내린 경우에 해당 지역 주민에게 경고음을 동반한 문자가 발송되는 서비스이다. 최근 7월 충남 서천, 경기 가평 등에서의 사례처럼 예측이 어려운 국지성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데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전국으로 확대돼 대한민국 전역에서 호우 피해를 줄여 줄 것으로 기대된다.
농업에 필수적인 정보로 ‘가뭄정보’도 빼놓을 수 없다. 기상청은 관계부처와 함께 가뭄 예·경보를 발표하며, 1·3·6개월 기상가뭄 전망과 위성 기반 식생지수, 누적 강수량 등을 분석한 가뭄정보를 날씨누리에 제공하고 있다. 이는 작물 전환, 수확 시기 조절 등 현장 대응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자외선지수’는 야외 작업자의 건강관리에 유용하다. 기상청은 오존량, 구름 등 대기 요소를 반영해 자외선 강도에 따라 지수를 발표하고 있으며, 위성자료와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자외선 실황 정보도 날씨누리에 제공 중이다. 자외선지수는 야외 작업시간 조절, 보호장비 착용 등 건강 수칙 준수를 유도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수확기에 찾아오는 태풍은 일 년 농사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데, 이때 ‘태풍 정보’는 농작물 피해를 줄이기 위한 중요한 판단 근거로 작용한다. 기상청은 태풍 발생 시 태풍의 발생 위치, 이동 경로, 강도 등을 정밀하게 분석해 태풍에 동반되는 비와 바람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고, 천리안위성 2A호의 실시간 관측자료를 기반으로 태풍 예측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상세하고 정확도 높은 태풍 정보는 시설물 보호, 조기 수확, 배수 정비 등 현장 대응이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이뤄지도록 돕는다.
9월, 농업 현장에서 기상정보가 적극 활용돼 기상재해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며, 기상청은 앞으로 더욱 정확하고 실효성 있는 기상정보를 제공하여 농민들의 걱정을 덜고 안전한 영농 활동을 뒷받침하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다.
기상청장 이미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