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한 의료재활학과 학과장

우리 사회는 이제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초고령 사회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 오래 사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근골격계 질환, 만성질환, 노인성 질환은 많은 분들의 삶의 질을 위협한다. 이런 이유로 재활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재활이 단순히 병원에서 치료받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있다. 인공지능(AI)과 첨단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재활서비스’가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예를 들어, 환자의 걸음걸이나 균형, 근육 힘을 센서로 측정하면, AI가 이를 분석해 어떤 운동을 해야 하는지, 어떤 보조기가 더 적합한지를 알려준다. 또 회복 속도를 예측해 환자가 일상으로 더 빨리, 더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즉, 병원을 벗어나 집에서도, 지역사회에서도 이어지는 똑똑한 재활서비스가 가능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의지·보조기 기사의 역할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은 환자에게 필요한 보조기를 맞춤 제작하거나 조정하는 데 중점을 뒀다면, 앞으로는 AI와 디지털 전환 기술(DX), 그리고 웨어러블 보조기기를 함께 활용하는 전문가로 활동하게 될 것이다.
환자의 보행·균형 데이터를 센서를 통해 수집하고 AI가 이를 분석하면, 의지·보조기 기사는 더 정확한 맞춤형 보조기를 설계·제작할 수 있다. 여기에 웨어러블 보조기기를 활용하면 환자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재활 효과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며 필요할 때 즉각적인 조정을 할 수 있다.
또 3D 프린터 같은 첨단 기술을 통해 환자 개개인에게 딱 맞는 보조기를 제작하고, 의사·치료사·간호사·사회복지사와 협력해 환자와 가족을 지원하는 통합돌봄의 연결자 역할도 수행한다. 나아가 환자가 집에서도 보조기를 잘 활용하고, 웨어러블 기기에서 제공되는 데이터를 토대로 스스로 운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생활 속 재활 코치가 될 것이다. 즉, 의지·보조기 기사는 단순히 기기를 만드는 기술자가 아니라, AI·웨어러블 기술과 사람, 병원과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핵심 전문가로 변화하는 것이다.
충북보과대 의료재활학과는 이런 변화를 반영해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다.
학생들은 단순히 교실에서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올해 40회 ‘국제의료기기 & 병원설비전시회(KIMES 2025)’, ‘2025 한국의지·보조기학회 춘계학술대회’에 참가해 웨어러블 재활로봇, AI 진단기기, 최신 보조기기, 그리고 EMS(전기근육자극) 트레이닝 장비를 직접 체험했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의지·보조기 기사가 단순한 보조기 제작자가 아니라, AI와 로봇을 연결하는 스마트 재활 코디네이터로 발전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또 우리 학과는 지역사회와의 협력에도 적극적이다. 내수읍 행정복지센터와 함께한 ‘어르신 복지 더하기 운동재활 강화’ 프로그램이 좋은 사례이다. 학생들과 교수진은 어르신들에게 맞춤형 운동과 재활 지도를 제공했으며, 앞으로는 웨어러블 보조기기와 스마트 보조기, EMS 트레이닝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어르신들의 걸음걸이와 운동 데이터를 AI가 분석하고, 이를 지자체 돌봄 시스템과 연계하는 방식으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AI 기반 돌봄이 실제로 어떻게 지역사회에서 활용될 수 있는지 직접 배우고 있다.
충북보과대 의료재활학과는 앞으로도 AI와 재활을 결합한 교육을 꾸준히 강화해 나아갈 것이다. 학생들은 졸업 후 병원과 재활센터뿐 아니라 보조기기 산업, AI 헬스케어 기업, 글로벌 의료기기 회사는 물론, 통합돌봄서비스 기관, 보훈병원, 장애인복지센터 등 다양한 현장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제 의료재활은 단순히 치료에 머무르지 않고, AI와 사람, 기술과 지역사회가 함께 연결되는 통합 서비스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우리 학과는 학생들이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전문성과 더불어, 환자와 가족, 그리고 지역사회를 따뜻하게 돌볼 수 있는 마음을 겸비한 의료재활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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