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가 개원 73년 만에 독립청사를 마련,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1952년 초대 도의회 첫 의사당이 있던 자리에 다시 의회 독립청사를 마련해 감개무량이다.
독립청사 마련은 단순히 공간 변화가 아니라, 지방자치 자율성과 책임성을 상징하는 역사적 전환점으로 평가해야 한다.
그동안 충북도의회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독립청사 없이 도청사에 더부살이로 운영됐다.
도의회와 집행부가 물리적으로 얽혀 있는 구조는 민주주의 기본 원리인 견제와 균형을 구현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이 같은 이유로 독립청사 신축은 구조적 제약 해소와 충북도민 뜻을 온전히 반영하는 의정활동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과거 충북도의회는 초대 의사당조차 당시 청주 중앙국민학교와 공간을 공유하며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했던 시절도 있었다.
1990년대 들어서 지방자치제가 부활한 뒤에도 도청사 회의실을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의정활동을 이어왔다.
의원 개개인 연구 공간과 위원회 회의실조차 부족해 효율적 정책 논의는 당연히 어려웠다.
이에 따라 그동안 가장 큰 문제점은 도민과의 소통이 아주 제한적이었다는 점이다.
독립청사가 없는 환경은 의회 위상 약화는 물론 도민 대의기관 역할 수행에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새로 문을 연 도의회 독립청사는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고 의회 기능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청주시 상당구 옛 중앙초 부지에 들어선 청사는 연면적 2만9315㎡ 규모다.
지하 2층과 지상 5층 공간에 본회의장과 의원실, 회의실, 민원라운지, 어린이집, 자료실, 다목적 강당 등 다양한 시설이 조성됐다.
특히 본회의장은 장애인 접근성을 고려한 설계로 포용성과 개방성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방사형 구조로 지어진 청사는 의원 간 수평적 관계를 반영하고 민주적 토론 문화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가 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도청과 의회를 연결하는 육교다.
해당 시설은 집행부와 도의회의 물리적 분리를 뜻하지만, 협력과 소통을 가능케 하는 상징적 장치다.
이는 집행부와 의회가 각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도정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독립청사는 단순히 공간의 확보를 넘어 도민 접점 확대와 열린 의정을 실현하는 플랫폼 기능이다.
충북도의회는 독립청사라는 기반 위에 진정한 자율성과 책임을 갖춘 의정활동을 펼쳐나가야 한다.
독립청사 마련을 계기로 도민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반영하는 ‘참여형 의회’로 거듭나야 한다.
청사에 마련된 잔디광장과 다목적 공간은 도민과의 소통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어 도민 삶과 밀착된 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
독립된 의원실과 전문위원실은 의원 개개인의 정책 역량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정책 전문성을 강화하는 연구 중심 의회로 전환이 한발 앞서갈 수 있다.
아울러 실효성 있는 조례 제정과 예산 심의가 가능해진다.
단순한 행정 감시를 넘어, 지역 발전을 견인하는 정책 생산자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독립청사는 의회 독립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책임 의회 역할이 커졌다.
의회 자율성을 상징하겠지만, 동시에 더 큰 책임이 요구될 것이다.
의정활동 모든 과정은 도민에게 투명하게 공개돼야 하고, 의회의 결정은 도민 삶에 실질적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충북도의회 독립청사 시대의 개막 지방자치 성숙을 향한 첫걸음이다.
아울러 공간 독립뿐만 아니라 의정의 질적 도약을 통해 도민 신뢰를 회복하고 진정한 대의기관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다.
73년 기다림 끝에 들어선 도의회 독립청사가 충북지역 미래를 여는 민주주의 전당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 기자명 윤규상 기자
- 입력 2025.09.0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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