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노조와 임금 교섭을 극적 타결하면서 타 사 노조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올해 1인당 최대 1억원 규모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 알려지면서 사측과 노조들의 이견 충돌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7일 SK하이닉스 등에 따르면 노조 합의안에는 기존 초과이익분배금(PS) 지급 한도(최대 1000%)를 폐지, 매년 영업이익의 10% 전체를 재원으로 삼아 PS 산정 금액의 80%는 당해 지급, 나머지 20%는 2년에 걸쳐 연 지급(매년 10%씩)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매출 39조8711억원, 영업이익 16조6534억원으로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올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약 37조2000억원이다.
잠정합의안대로 지급된다면 올해 약 3조원의 성과급이, 이후 2년간 7200억원이 추가로 지급된다. SK하이닉스의 임직원 수(지난 6월말 기준 3만3625명)로 단순 계산하면 1인당 총 1억원이 넘는 금액이다. 이와 관련, 삼성 5개 계열사 노동조합을 아우르는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초기업노조)은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성과급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초기업노조는 공문을 통해 "SK하이닉스가 최근 노사 합의를 통해 '영업이익의 10% 성과급 지급'을 확정했다"며 "반면 삼성전자는 여전히 투명하지 않은 EVA(Economic Value Added·경제적 부가가치) 방식으로 성과급 제도를 고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EVA 방식 기준은 직원 누구도 어떻게 계산되는지 알 수 없는 '깜깜이 성과급 제도'라는 말 외에 달리 표현할 수 없다"며 "회사가 성과급 개선 TF를 운영해 여러 차례 회의를 진행했지만 이후 발표나 성과는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삼성전자와 계열사들은 연간 영업이익을 토대로 한 성과급 제도인 초과이익성과급(OPI·옛 PS)에 EVA 방식을 산정 기준으로 삼고 있다.
EVA는 영업이익에서 자본비용(법인세·투자금 등)을 제외한 계산식이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의 절대 숫자가 커도 비용을 많이 썼다면 EVA는 낮을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다만 회사 경영상 EVA의 구체적인 수치가 임직원들에게 공개되지 않으면서 해당 방식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는 또 하이닉스 ‘1억원 성과급’에 대한 퇴직금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상 퇴직금은 퇴직일 이전 3개월 동안 지급된 임금(기본급, 상여금, 수당 등)의 총액을 해당 기간의 총 일수로 나눈다.
이는 SK하이닉스 한 직원이 오는 10월 성과급 1억원을 수령하고 11월 퇴직한다면, 퇴직금은 약 3300만원이 더 늘어나는 셈이다.
특히 ‘노란봉투법’까지 최근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사측과 노조의 갈등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홍승태 기자 hongst1125@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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