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섭 효성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구급차가 유난히 많이 드나들던 어느 저녁 52세 여자가 119 구급차에 실려 응급실로 이송됐다. 골프를 치면서 음주를 조금 했고, 캐디가 운전하던 카트를 타고 이동하려고 하던 중 탑승중에 출발해 밖으로 떨어지면서 시멘트 바닥에 머리를 크게 다쳐 의식이 없는 상태로 응급실로 실려왔다. Brain CT에서 두개골 골절과 외상성지주막하출혈의 소견이 있었고, 집중치료 후 차츰 의식회복돼 수술적 치료 없이 완전회복됐다.
외상성 지주막하출혈(traumatic subarachnoid hemorrhage, TSAH)은 머리 외상으로 인한 혈관 손상 또는 뇌조직 손상에 의해 지주막하 공간에 출혈이 발생하는 병리적 상태인데, 이 질환은 급성 증상과 함께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임상경과를 보일 수 있으며, 특히 외상 환자의 응급처치와 적절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이 환자는 골프를 치던 도중, 카트를 타고 이동하던 중 출발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하게 반응해 제대로 지탱하지 못하고 시멘트 바닥에 머리를 크게 다쳤다. 사고 직후에는 의식을 잃은 상태였으며, 즉시 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응급진단과 치료가 시작되었다.
초기 신경학적 평가와 함께 시행된 뇌 CT 검사에서 두개골 골절 및 지주막하 출혈의 소견이 관찰되었다. CT 영상은 출혈이 지주막하 공간에 넓게 퍼져 있으며, 두개골 골절선과 척추동맥 또는 뇌동맥이 손상받았을 가능성을 시사하였다. 특히, 이와 같은 외상성 뇌출혈에서는 혈관 파열과 함께 뇌실질의 손상, 뇌압 상승, 또는 혈종의 확산이 일어날 수 있으며, 이를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치료 성공의 핵심이다.
이 사례에서는 출혈의 크기가 크지 않았고, 혈종이 신경학적 후유증을 유발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돼 수술적 개입 없이 보존적 치료를 선택하였다. 환자는 중환자실에서 집중관리를 받으며, 뇌압 조절, 혈압 안정, 경련 방지 치료와 함께 신경 증상 감시가 이루어졌다. 자연히, 시간이 지나면서 환자는 점진적으로 의식을 회복했고, 신경학적 결손없이 정상 상태로 회복되었다. 이는 적절한 치료와 신속한 진단이 외상성 지주막하출혈의 예후를 크게 향상시킨 예이다.
외상성 지주막하출혈은 그 경중과 관련 병변에 따라 치료 전략이 다양하게 달라진다. 혈관 손상이 크거나, 병변이 진행돼 뇌내 혈종, 뇌압 상승, 또는 혈관 파열이 지속될 경우, 카테터 또는 수술을 통한 혈관 재건술, 코일 색전술, 또는 혈종 제거 수술이 시행될 수 있다. 그러나 본 사례처럼 증상이 경미하거나 안정적이라면, 보존적 치료를 통해 충분히 회복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외상성 뇌손상 환자는 초기 평가 후 빠른 병변 파악과 치료가 중요하며, 특히 고령자나 음주상태인 경우 사고의 위험성이 높아지고, 내부 출혈 또는 혈관 손상 가능성도 증가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음주는 반사신경을 둔화시키고 균형감각을 떨어뜨려 낙상 사고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이며, 이로 인한 외상성 뇌손상은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번 사례의 성공적 회복은 신속한 응급조치와 체계적인 치료, 그리고 지속적인 감시 덕분이다. 이는 외상성 지주막하출혈이 심각할 것이라는 선입견과 달리,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충분히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한, 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수칙 준수와 낙상 위험 요인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요약하면, 외상성 지주막하출혈은 급작스러운 머리 외상 후 발생하는 응급상태이며,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예후를 좌우한다. 본 사례는, 빠른 치료와 관찰을 통해 수술 없이 완전회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료진과 일반인 모두에게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 예방과 조기 발견, 그리고 신속 적응이 외상성 뇌출혈의 최선의 치료임이 다시 한번 강조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