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섭 인성교육칼럼니스트
날이갈수록 AI로 제작된 중국산 유치한 영상들이 판을 치고 있다. 유명한 유튜브들도 AI로 구독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거기다가 이제는 육아 돌봄도 AI로봇이 하고, 학교에서 까지 AI교과서로 학습한다니 격세지감이다. 날이 갈수록 우리 일상생활에서부터 기업경영, 교육, 과학, 국방에다 심지어 예술과 종교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렇다보니 앞으로 AI에 의탁해 머리 쓸 일이 줄어들어 인간의 지능이 퇴화할 수 있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AI가 똑똑해질수록 이에 길들여진 인간은 오히려 아둔해질 것이란 예상이다. 최근 AI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AI가 뇌를 먹어 치우고 있다’ ‘두뇌썩음(brain rot)’과 같은 자극적 표현까지 등장했다. ‘맹성현 카이스트명예교수’는 가랑비에 옷 젖듯 AI가 인간에게 주는 폐해가 제대로 감지되지 못하고 있으며, 인간이 AI에 의존할수록 인간 스스로 자발적 가축화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고 했다. GPS를 자주 쓰면 스스로 길 찾는 능력이 떨어지고, 특정 언어를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그 언어 관련 신경망이 약화하는 게 비슷한 원리이다. 전문가들은 우리의 생각을 AI에 아웃소싱하면서 인간 스스로 멍청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마치 운동을 안 하면 근육이 줄어들듯, 생각하지 않으면 생각하는 근육도 약해진다는 뜻이다. 이러한 일은 이미 사회, 과학, 경영,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다. AI에 무분별한 기대는 것을 막기 위해선 특히 어린 시절부터 올바른 사용 습관을 길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학생들은 답을 쉽게 제공받는 게 아니라 어려운 문제를 스스로 도전해 해결해 보아야 이해의 깊이를 더해갈 수 있다는 뜻이다. 이미 스마트폰 중독이 사회 전반에 만연한 가운데 AI 중독은 더 고차원의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이다. AI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면 글을 읽고 이해하며 통찰로 연결되는 전반적인 사고의 흐름이 약화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결국 AI 자체보다 이 도구를 어떻게 쓰느냐가 인류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한다. ‘김재인’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교수는 25일 “인공지능(AI)에 의사결정을 의탁하기 시작하면 인간은 기계의 노예로 전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최근 사람들은 글을 쓰고 자료를 분석하는 등 의사결정이 필요한 일도 인공지능에 떠넘기고 있다.”며 본인의 역량을 내어주는 방식으로 인공지능에 의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AI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지만 아직 인간의 사고와 추론을 대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앞으로 인류는 ‘AI에게 지시를 내리는 계급’과 ‘AI에게 지시를 받는 계급’의 두 계급으로 나뉜다는 것이다. AI 전문가들 역시 갈수록 똑똑해지는 AI에 길들여지면 질수록 인간은 아둔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쓰지 않으면 퇴화하는 생물학 원리처럼 인간의 뇌도 쓸 일이 줄어 쪼그라들 수 있다는 것이다. AI도 결국 인간이 개발한 도구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도구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할지는 전적으로 인간의 선택에 달려 있는 것이다. AI란 도구가 주인이 되는 순간, 인간은 결국 스스로의 사고 능력을 내주게 될지도 모른다.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파스칼은’ ‘인간은 자연에서 가장 연약한 갈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이다.’ 라고 했다. AI가 갈대를 꺾는다고 해도, 인간은 그를 죽이는 AI보다 더 고귀할 것이다. 인간은 자신이 죽는다는 것과 AI가 자신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AI는 거기에 대하여 아무 것도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우리 인간의 모든 가치는 생각한다는 데 있다. 바로 이 생각으로 우리의 가치를 채워야지, 우리가 차지할 수 없는 시공간으로 채워서는 안 된다. AI는 신이 아니다. 인간이 입력한 답변을 정리 한 기계에 불과하다. AI는 인간의 따뜻한 손길, 애닯은 연민, 아린 고독을 이해하지 못한다. AI는 인간의 존엄성과 참된 삶의 여정을 치유하지 못한다. 그러니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분야에는 AI를 활용하면서도 늘 생각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바로 이것이 인간다운 인간 삶의 길이다. 데카르트의 명언을 다시금 곱씹어 보자. “인간은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