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비싸거나 크거나 길거나 특이하거나… '깨알 재미' 비하인드 스토리

▲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 출품작 중 가장 비싼 작품- 강석영 작 '무제'
▲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 출품작 중 가장 비싼 작품- 강석영 작 '무제'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가 지난 9월 4일 ‘세상짓기’를 주제로 개막한 이래 역대 최다·최대·최장 등 다양한 최고기록을 갱신하며 반환점을 돌고 있다. 전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관람객이 몰리고 있는 비엔날레는 역대 최대 규모로 72개국 1300여 작가의 작품 250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전시장 규모 또한 놀라워 문화제조창 본관 3층에서 열리는 본전시와 공모전, 초대국가전 등을 비롯해 동부창고의 특별전, 어린이비엔날레로 이어지는 광범위한 동선은 최소한 3시간 정도를 소요해야 어느 정도 관람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제 긴 추석 연휴를 맞아 비엔날레 행사장을 찾을 귀성객들을 위해 모두가 다 아는, 모두가 다 본 공개된 정보가 아닌,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전시 관람의 깨알 같은 재미를 제공하고자 한다. 

가장 비싼 작품= 강석영 작가 ‘무제’

-순백의 아름다움 한국 전통 백자를 추상도자 회화로 변주하는 한국 도자의 거장 강석영 작가의 ‘무제’로, 보험가 기준 작품가 4억.
이 작품은 가로 20cmx세로 20cm의 정사각형 도자 152개가 설치돼 총길이 13m로, 가장 비싼 작품이자 ‘본전시’ 중 가장 긴 작품이기도 하다.
수백 개의 도자기가 찌그러지거나 눌렸거나 찢어진 모습을 하고 있어 마치 사람의 형상 같기도 하고 손가락에 침 발라 뚫은 한옥의 찢어진 문풍지 같기도 하다. 무엇으로 보느냐는 관람객의 몫.

-두 번째로 비싼 작품은 해부학적 요소가 혼종된 유기적 도자 오브제 튀르키에 출신의 멜리스 부이룩 작품 ‘참새의 서식지'. 작품가는 3억원.

 

가장 긴 작품- 성파스님 '100m 한지'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 참여작 중 가장 긴 작품인 성파스님의 '100m 한지'가 전시되고 있는 '성파선예전' 전시 전경

가장 긴 작품= 성파스님의 ‘100m 한지’

-대한불교 조계종 종정이자 서예, 한국화, 도자, 조각, 염색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독창적인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성파스님의 ‘100m 한지’ 작품이다. 이는 한지 한 장의 길이가 100m로, 전통 한지 제작기법의 한계를 넘어선 인류 역사상 가장 긴 종이로 평가받고 있다.
전시 제목 ‘명명백백(明明白白)’, ‘밝고 밝고 희고 또 희다’는 제목처럼 새벽 눈길처럼 아득하고도 희고 흰 이 작품을 그저 가만히 응시하며 걷다 보면, 모든 번뇌는 사라지고 사유의 세계가 열린다. 
-성파스님은 이번 비엔날레 전시를 통해 미국 하버드대와 태국 등지로부터 전시 및 초청 강의가 쇄도하고 있다.

(시간상)가장 먼 곳에서 온 작품= 찬피 데저트 위버스의 ‘사막을 잇는 직조’

-호주 오지와 사막에 거주하는 여성들이 현대섬유예술을 통해 수입을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 찬피 데저트 위버스의 ‘사막을 잇는 직조’는 본전시 참여작품으로, 호주 중부 사막을 출발해 청주 문화제조창까지 왔다.
-호주 앨리스스프링스 지역은 국제공항이 없고 국내선만 운영되는 관계로 일단 주요도시로 이동 후 국제선 환승 필요
-청주에는 국제선 직항이 없으므로 인천국제공항 입국 뒤 버스나 KTX로 이동
-총 소요시간
*국내선(앨리스스프링스 → 시드니): 약 3시간
*국제선(시드니 → 인천): 약 11시간
*국내 이동(인천 → 청주): 약 2시간
=경유 대기 시간 포함: 최소 18~최장 28시간 소요(항공편 연결 상황별 차이)

 

▲공모전 가장 큰 작품- 이시평 작 ‘log 일지’
▲공모전 가장 큰 작품- 이시평 작 ‘log 일지’
▲공모전 가장 작은 작품- 줄리어 오버마이어의 ‘연필과 지우개’
▲공모전 가장 작은 작품- 줄리어 오버마이어의 ‘연필과 지우개’

‘공모전’중 가장 큰 작품 vs 가장 작은 작품

-71개국 990여 작품이 응모한 2025 청주국제공예공모전 수상작 중 가장 큰 작품은 대상을 받은 이시평 작가의 ‘log 일지’로, 총 4점의 작품 중 낱개 1개 크기가 길이 152cm×높이 34cm×넓이 45cm.
-가장 작은 작품은 금상 수상작인 독일 작가 줄리어 오버마이어의 ‘연필과 지우개’로, 길이 6cm×높이 0.8cm×넓이 0.8cm. 검지손가락 반 마디 정도.

 

▲전쟁 중인 나라에서 온 작품- 카티야 트라불시 '포탄 시리즈'
▲전쟁 중인 나라에서 온 작품- 카티야 트라불시 '포탄 시리즈'

전쟁 중인 나라에서 온 작품

-본전시 참여작 중 카티야 트라불시 ‘영속하는 정체성- 파괴의 흔적 위에 피어난 장식’ (포꾸: 포탄 시리즈)
-레바논계 이탈리아 작가로 레바논 내전 당시 사용됐던 포탄 껍데기를 46개국의 전통 예술로 장식해 한국, 베트남, 호주 등 전쟁이 있었던 나라의 탄약박스 위에 조성한 설치작품. 인도, 이란, 중국, 모로코 등 12개국을 여행하며 장인들과의 협업으로 완성됐다.
-반짝이는 구슬과 섬세한 문양은 눈부신 아름다움을 자아내지만 그 기원이 살상의 도구였다는 것을 인식하는 순간 아름다움과 공포, 치유와 폭력 사이의 복잡한 감정과 마주하게 된다.

 

▲가장 운송이 힘들었던 작품- 유디 술리스티요 작 곡사포
▲가장 운송이 힘들었던 작품- 유디 술리스티요 작 곡사포

운송이 가장 힘들었던 작품= 유디 술리스티요 작 곡사포

-총 길이 5,6m로, 엘리베이터도, 비행기에도 들어가지 않아 콘테이너에 넣어 배에 싣고 운송, 태풍을 뚫고 부산항 도착. 청주 이송 뒤에는 문화제조창 앞 도로 통제 후 대형 크레인으로 본관 3층 벽을 통해 안착했다.
-유디 술리스티요는 병뚜껑이나 성냥갑과 같은 일상적인 생활용품을 재활용하며 종이판지를 이용해 군사장비나 기계장치 등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작가로, ‘사라진 역사’(작품 제목) 곡사포는 바퀴를 제외한 모든 것이 종이로 만들어졌다.
-조형물은 실물과 거의 구분되지 않을 만큼 사실적으로, 더 놀라운 점은 설계도에 따라 만든 게 아닌 작가의 상상만으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한 작품- 홍림회 작 '검은 산'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한 작품- 홍림회 작 '검은 산'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한 작품= 홍림회 작 ‘검은 산’

-지난 3월 경북에서 발생한 대형산불에 통째로 전소된 천년 사찰 고운사와 불에 탄 나무들을 총 82명의 작가가 참여해 삶을 지탱하는 130여개의 지팡이와 의자로 되살려 냈다.
-홍림회는 홍익대 목공예 전공 출신 작가로 구성됐다.

 

▲최고령 작가 성파스님(왼쪽), 최연소 작가 정혁진씨
▲최고령 작가 성파스님(왼쪽), 최연소 작가 정혁진씨

최고령 작가 vs 최연소 작가

-최고령 작가: 성파스님 1939년생, 85세

-최연소 작가: 정혁진 작가 1993년생, 31세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 '보자기×젓가락 연결 짓기' 공모전에서 '널을 딛고, 솟다'로 대상을 받은 청주대 공예디자인학과 출신 강사.
대상 수상작인 ‘널을 딛고, 솟다’는 한국의 전통놀이 ‘널뛰기’에서 착안해 제작된 작품으로, 젓가락 위에 전통 복식을 입은 두 여인의 모습을 정교하게 형상화했다. 특히 널뛰기의 역동성과 균형감을 뛰어난 조형미로 표현해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박현진 문화전문기자 artcb@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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