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범죄’부터 사소한 민원까지, 박민석 충북경찰청 112상황실 경사
연중무휴 ‘사각지대’ 수호자, 서영일 청주시 재난대응과 통합관제 팀장
소방관 ‘안전 길잡이’ 김제일 충북119종합상황실 소방장

▲ 충북경찰청 112상황실 박민석 경사

창사 34주년을 맞은 동양일보는 매일 24시간 독자들과 함께하고 있다. ‘정론직필’이라는 기자정신을 토대로 독자들에게 다가서는 신뢰를 쌓기 위함이다. 이와 함께 24시간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충북경찰청 112상황실·청주시 CCTV 관제센터·충북소방본부 119상황실 직원들을 만나 그들의 ‘잠 못 드는 밤’을 소개한다. /편집자



◆충북경찰청 112상황실 박민석 경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선 밤잠은 사치일 뿐입니다.”
충북경찰청 112상황실 박민석(37·사진) 경사의 말이다.
그가 근무하고 있는 112상황실은 24시간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쉴새 없이 가동되고 있다. 4조 3교대로 근무하면서 각종 사건·사고 초동 대응을 담당한다.
도내 11개 시·군, 경찰서 12곳의 첫 신고 지령을 내리고 사건을 전달한다.
강력범죄부터 단순 절도까지 범죄 유형도 다양하다. 술에 취한 주취자가 “집에 데려다 달라는” 허무맹랑한 신고부터 ‘엄마를 잃어버렸다’는 아이들의 민원까지 박 경사가 하루평균 처리하는 사건은 총 120여 건. 하루 종일 전화기를 붙들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박 경사는 늘 힘든 민원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실제 박 경사는 목숨을 끊겠다는 민원인과 2시간여 동안 통화하며 민원인 구조에 성공했고, 폭행당하고 있는 중학생이 112에 전화를 걸어 ‘엄마’라며 말을 꺼내자 직감적으로 범죄현장임을 파악, 위치추적을 통해 가해자들을 검거하기도 했다.
박 경사는 “피해자 대응을 위해 수 시간 동안 지구대 경찰서와 소통했지만, 장난 전화로 판명되면 힘이 빠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안타까운 목숨을 구하거나 피해자들을 구출한 것으로 보고 받을 땐 보람이 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비응급 신고의 경우 182경찰민원콜센터와 110 정부민원콜센터(신고 상담)으로 연락해 주시길 바란다"며 "다만 범죄에 노출됐거나 긴급한 도움이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112로 신고해 주시면 신속하게 출동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경사는 2015년 공직에 들어와 2022년부터 112상황실에서 3년째 근무하고 있다.

◆청주시 재난대응과 통합관제 서영일 팀장
"단순한 모니터링을 넘어 시민이 안심하고 신뢰하는 관제센터로 거듭나겠습니다."
서영일(49·사진) 청주시 재난대응과 통합관제 팀장의 올해 목표다.
서 팀장이 근무하고 있는 청주시 CCTV 통합관제센터는 방범, 교통, 불법주정차, 재해 예방, 어린이 보호 등을 위해 연중무휴로 운영되고 있다.
8600여대의 CCTV를 늘 주시해야 하지만, 이들은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각오 하나로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행정적인 대처와 재난대응이 주요 업무지만, 이들은 범죄예방까지 경찰에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 9월 노상에서 오토바이를 끌고 가는 범죄자를 발견, 경찰에 신고해 특수절도 피혐의자 검거에 기여했다. 앞선 8월에는 청원구 오창읍 각리 사거리에서 교통사고 후 도주하는 차량을 발견한 뒤 행선을 실시간으로 추적해 피의자 검거에 앞장서기도 했다.
서 팀장은 범죄취약지역 등 사각지대에 지속적인 CCTV 추가 설치와 AI(인공지능) 기반 지능형 선별 관제 시스템 추가 도입해 ‘스마트 사회 안전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그는 “현재 관제센터에 연계된 8600여대의 CCTV 중 1388대에 AI 기술을 적용했으며 점차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빠짐없는 스마트 관제'로 안전한 내일을 만들어 가겠다는 서 팀장은 "최근 미성년자 약취·유인 시도가 발생하고 있어 전담 직원 3명을 배치, 등하교시간에 집중 관제를 실시하고 있다"며 "어린이들의 안전한 통학환경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시민의 안전을 가장 먼저 생각하며 더 안전하고 따뜻한 청주시를 만들기 위해 첨단기술과 철저한 관제로 시민의 곁을 지키겠다"고 덧붙였다.

◆충북119종합상황실 김제일 소방장
“우리 아빠가 소방관이라 자랑스럽다는 아들의 말이 가장 행복합니다.”
충북119종합상황실에서 근무하는 김제일(39·사진) 소방장의 소회다.
119종합상황실은 119 신고 전화 접수를 비롯해 출동 조치와 출동대의 현장 활동 전반에 관한 업무를 24시간 수행한다.
2011년 소방 조직에 들어와 2023년부터 상황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 소방장은 구급대 출동지령부터 사후 관리까지 전반적인 관제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또 사고 규모에 따라 인력과 구조장비(준비), 유관기관 협조까지 진행해 일선 소방관들은 이들을 두고 '소방관 안전 길잡이'라고 부를 정도다.
김 소방장은 원활한 업무 파악을 위해 업무시간 전후에도 현장을 찾으며 각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우선 출동대에게 전파할 사고 대응 매뉴얼을 철저히 숙지해야 하기에 업무 시작 전 20분간 팀원들과 회의를 매일 진행하고 있다.
주요 회의내용은 재난의 종류, 화재의 종류 등 각종 사건·사고에 따른 대응법에 대한 토의가 중점 사안이다.
근무 이후에는 팀원들과 직접 현장을 찾아 지리 조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종합상황실은 출동대의 길 안내 역할을 하기때문에 도내를 비롯한 세종 등 인접 지역 지리에 대한 이해와 암기는 필수기 때문이다.
김 소방장은 종합상황실 배치 전 13년 동안 구급대원으로 활동한 것을 근무에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현장경험 없이 종합상황실에서 바로 근무한다면 자칫 잘못된 출동 지시를 내릴 수 있는데, 오랜 근무를 통해 쌓아온 노하우가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김 소방장은 “어떻게 생각하면 '시민들이 소방관을 만나지 않는 것이 좋은일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며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선 예방도 중요하지만, 빠른 신고도 필요하다. 소방관들의 길잡이 역할보단 시민들의 안전 길잡이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간단한 응급처치나 주말에 여는 병원·약국에 대한 안내가 필요할 때에도 119에서는 구급상황관리센터로 연결해 안내를 해드리고 있으니 도민 여러분이 필요하다면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말고 꼭 전화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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