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민기 진천군 안전정책과 주무관

군민 곁을 지켜온 100일,
진천군 24시간 재난안전상황실의 발걸음

최근 이상기후와 각종 사회적 재난이 일상화되면서 초기 재난 대응 태세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태풍과 집중호우, 화재, 교통사고와 같은 각종 사고들은 크고 작음에 관계없이 예고 없이 찾아오고 초기 대응이 미비할 경우 그 피해는 단시간에 광범위하게 확산된다.
이러한 상황을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는 없겠지만 초기의 발빠른 대응으로 작은 재난이 대형 재난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은 해당 기관의 관심과 노력에 따라 가능할 것이다.
도내 군 단위 최초이자 11개 시군 중 청주시에 이어 두 번째로 도입한 ‘진천군 24시간 재난안전상황실’은 단순한 제도의 변화가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군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겠다는 진천군의 굳은 의지의 표현이자 실천이었다.
다만, 일선 지자체의 24시간 재난안전상황실이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2013년에 신설됐고 2017년 개정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18조에 따르면 행정안전부와 기초·광역 지자체는 24시간(상시) 재난안전상황실 구축을 의무화했다. 기준인건비가 동결된 현재 많은 지자체가 인력부족에 따라 재난안전상황실 구축을 보류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간의 연혁을 돌아보면 진천군도 대다수의 지자체와 마찬가지로 오랜 기간 당직자 중심의 상황 근무를 이어왔다. 하지만 초기대응의 중요성에 대한 대내외적 인식변화와 연이은 재난들을 계기로 더 이상 현재의 체제로는 재난 대응에 충분치 않다는 결론을 내렸고 ‘진천군 재난안전상황실 운영 규정’을 신설함으로써 24시간 상시 근무 체계의 토대를 마련하였으며 심지어 2027년으로 예정된 상황근무제를 1년 6개월 앞당겨 2025. 7. 1.자부터 전격 시행했다.
이러한 과정들이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24시간 상황근무제 도입과정에서 상황 근무자에 대한 별도정원을 정부에서 인정하지 않아 추가적인 인력 운영에 어려움이 있었고 개청이래 처음으로 실시하는 24시간 교대근무체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평일 8시간 근무제에 익숙한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란 쉽지 않았던 것이다.
인원 확충이 필요한 부서들에 대한 진지한 설득과 지원자에 대한 인사상 우대·보수 등 각종 인센티브 제공 등 상황근무제 도입을 위한 다양한 노력의 결실로 진천군은 상황근무자 3명을 내부 공모를 통해 최초로 확정하였고, 제도 시행 후 100일이라는 의미있는 날을 맞았다.
새로운 체계가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다. 가장 큰 애로점은 사람이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는 근무 속에서 직원들의 피로가 쌓이고 있고, 인력의 확충과 근무 여건의 개선이 절실히 느껴졌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100일은 출발선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기간동안 진천군은 군민의 곁을 지키며 새로운 길을 열었다. 앞으로의 1년, 10년은 이 첫걸음을 얼마나 단단히 이어가느냐에 달려 있다. 재난은 예고 없이 다가오지만, 준비는 언제나 우리 몫이다. 오늘도 진천군 재난안전상황실의 불빛은 꺼지지 않는다. 그 불빛이 군민들에게 안심과 희망의 등불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 정민기 진천군 안전정책과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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