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재로 연일 상한가를 갱신하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가 13일 미·중 무역 갈등 재점화 우려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1.17% 내린 9만33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달 30일 이후 4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SK하이닉스도 전장 대비 3.04% 하락한 41만5000원에 장을 마치며 4거래일 만에 내림세로 전환했다.
장중에는 40만3000원까지 내리기도 했으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하락 폭은 일부 축소됐다.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움직임을 비판하며 다음 달 1일부터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자 뉴욕증시에서 미국 기술주가 일제히 급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양국의 무역 갈등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엔비디아가 4.89% 급락했고, 테슬라(-5.06%), 애플(-3.45%) 등 주요 기술주 주가가 줄줄이 하락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동안 주식시장에서는 미중 무역 갈등을 위험 요인 상 후순위로 취급해온 측면이 있었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발언 충격이 체감상으로 더 크게 다가온 것으로 판단한다"며 "오늘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 폭락분을 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오는 14일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실적 공개를 앞두고 일부 경계감도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반도체주의 주가 조정을 오히려 비중 확대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럴 때일수록 실적이 양호한 주도주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며 "아직 주도주의 방향성이 꺾였다고 보기엔 단서가 부족하다. 한국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IT 업종은 주가 조정 국면에서 싼 가격으로 비중을 늘려 대응하는 게 여전히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승태 기자 hongst1125@d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