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경우 2027충청유니버시아드대회조직위원회 문화부 차장
최근 몇 년 사이에 대규모 국제행사를 두 차례 경험했다. 2년 전 국내에서 개최됐던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와 올해 독일에서 있었던 라인-루르 유니버시아드대회의 지원 인력으로 참여했다.
두 대회의 폐막식장에서 한여름의 무더위보다 더 뜨거운 젊음의 열기에 도취 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고 감격스러웠던 건, 그 자리에 있던 전 세계 젊은이들을 열광시키고 하나 되게 만들었던 한류 콘텐츠의 힘이었다.
이미 정점에 달한 것이 아닐까 생각되었던 K-컬처의 인기는 최근 전 세계적 열풍을 이끌고 있는 '케데헌(케이팝 데몬 헌터스)'을 중심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온 세상을 들썩이게 했던 싸이의 '말춤 따라잡기'는 이제 'K-팝 댄스 챌린지'로 진화해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을 장악 중이다.
문화강국 대한민국이 그 전성기에 들어선 지금, 영광스럽게도 2027 충청U대회조직위원회의 일원으로서 전 세계 대학생들에 또 하나의 감동을 선사하기 위한 문화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그들에게 보여줘야 할 대한민국의 또 다른 매력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충청의 멋과 흥'이다.
2027년 지구촌 최대 대학생 스포츠 축제 유니버시아드대회가 펼쳐질 충청은 어떠한 곳인가. 아직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충청권의 잠재력은 무엇일까. 충청은 대한민국 중원문화의 발원지이자 과학‧교육‧산업‧교통의 새로운 중심지이다. 속리산, 계룡산 등이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며, 금강의 아름다운 물줄기는 충청권 4개 시도를 관통해 흐른다. 수많은 위인과 애국지사를 배출한 유서 깊은 고장이자, 전통문화와 첨단산업이 조화를 이룬 매력적인 도시다.
국토의 중심임에도 불구하고 역사의 변방에 머물러야만 했던 충청권은 메가시티로 하나 돼 화려한 비상을 꿈꾸고 있다. 우리는 라인-루르 대회 폐회식에서 멋진 퍼포먼스와 함께 대회기를 인수하며 충청의 저력을 세계만방에 과시했고, 이제 세계인의 시선이 이곳을 향하고 있다. 참으로 가슴이 벅차오르는 상황이다.
물론 전 세계의 청년들을 대상으로 충청의 문화적 역량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영광스럽기만 한 것은 아니다. K-콘텐츠에 대해 한껏 높아진 기대감을 생각하면 한편으로 상당히 부담스럽고 어려운 과업이 아닐 수 없다. 메가 스포츠 이벤트에 대한 부족한 경험, 한정된 인력과 예산 등이 우리가 과연 이 대형 행사를 성공적으로 준비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에 휩싸이게 한다.
그러나 두려움과 결핍을 극복하고 담대한 K-팝 전사로 거듭난 '케데헌'의 주인공 '루미'처럼, 세상을 뒤흔들며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있는 '골든'의 노랫말처럼, 충청의 단합된 힘은 그 어떤 대회보다 밝게 빛나는 유니버시아드대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게 할 것이다. 2027 충청 유니버시아드대회를 통해 충청은 대한민국 문예부흥의 새로운 거점으로 급부상할 것이다.
이를 위해 모든 충청인의 관심과 성원이 절실히 요구된다. 바야흐로 충청의 시간이 다가온다. 스포츠 그 이상의 감동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