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산림바이오산업에서 ‘Gene bank’ 역할
윤석범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 센터장
우리나라 국토의 63%는 산림이다.
629만ha에 달하는 푸른 숲이 당연한 풍경처럼 보이지만, 불과 반세기 전만 해도 황폐한 땅에 불과했다.
정부 주도 국토녹화는 국제적으로도 찾기 힘든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더 나아가 산림에 대한 인식은 단순한 녹화 대상에서 미래 산업의 자원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서 주목할 만한 분야가 바로 산림바이오산업이라는 새로운 분야다.
바이오산업은 자원 활용 분야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의약품 중심의 ‘레드바이오’와 에너지ㆍ화학 중심의 ‘화이트 바이오’, 마지막으로 생명 자원을 활용해 고부가가치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그린바이오’가 있다.
이러한 바이오산업에 산림 생명 자원을 활용한 산업 분야를 산림바이오산업이라고 한다.
산림청은 2023년 ‘산림바이오산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해당 활성화 방안은 △생명 자원 보존·관리 강화 △산림 바이오산업화 기반 구축 △바이오 소재 개발과 원천기술 확보 △개발기술 이전과 산업화 촉진 등 네 가지 전략이 담겼다.
산림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 산림바이오산업은 2016년 9조6100억원 규모에서 2019년 14조2900억원 규모로 크게 성장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고민할 점은 소재 자원 확보다.
산업화에 있어 소재 자원 확보는 가장 기본 단계이면서도 산업화 성공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기업은 소재 자원 확보를 위해 국내와 해외를 구분하지 않는다.
상품화를 위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산림 생명 자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해외 조달과 다른 명확한 차별성이 필요하다.
해외자원보다 약점이라고 여겨지는 가격경쟁력과 물량확보 해결이 선결돼야 하고, 더불어 국내 자원만이 가지는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는 것이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일 것이다.
이런 열쇠를 찾는 역할을 하는 것이 산림 생명 자원을 관리하는 산림유전자원 ‘Gene bank’다.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는 산림 생명 자원 책임기관으로 지정돼 산림유전자원 ‘Gene Bank’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DNA와 종자를 포함한 29만8500점의 자원을 수집ㆍ보존하고 있다.
또 유용한 소재 발굴을 위해 12개 관리기관을 지정,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DNA 마커개발ㆍ자원분양ㆍ품종출원ㆍ특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확보된 자원과 정보는 산림바이오산업 활성화 정책에 기초재료로 산업 활성화에 이바지할 것으로 판단된다.
앞으로 중점과제는 ‘이용 활성화’다.
센터는 적극적인 국민소통을 통해 자원 활용 가치를 예측하고, 산업화로 이어지는 연구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기존 산림 종자 위주에서 벗어나 신품종과 유통종자 등을 아우르는 자원분양 체계를 수립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우리는 산업화 시대를 지나 천연물을 활용한 제품을 선호하는 친환경 시대를 살고 있다.
산림바이오산업 중요성이 주목받는 시점에서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 산림유전자원 ‘Gene Bank’는 국가 중심의 산업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핵심시설 역할을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