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경찰청, 송환 45명 포함 총 55명 무더기 구속 송치...조직 총책 수사 '박차'
경찰이 캄보디아에서 송환된 사기 등 혐의 피의자 45명 전원을 검찰에 구속 송치한 가운데 이들 모두 해당 행위가 범죄라는 사실을 알고도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충남경찰청은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한 범죄조직에 가입한 후 전화·온라인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국내에 송환된 피의자 45명을 포함, 55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범죄조직원 2명은 타 경찰청으로 이관돼 구속송치 됐다.
이들은 지난해 중순께부터 1년간 40대 중국 국적자 부건(예명)이 이끄는 범죄조직에 가담해 캄보디아 프놈펜과 태국 방콕 등지에서 로맨스스캠, 전화금융사기, 리딩방, 노쇼사기 등 전화·온라인 사기 행각을 벌였다. 피해자는 110명, 피해 금액은 93억여원에 달한다.
각종 누리소통망(SNS)에 조건만남 사이트, 코인투자방을 개설하고 가입비·인증비 명목으로 돈을 받아 가로채거나, 서울 강남구에서 투자세미나를 개최해 라이브 생중계하는 수법으로 피해자들을 속여 투자금을 받아 편취하는 수법이다.
또 우체국 택배기사, 카드회사 상담원, 서울중앙지검 검사 등을 사칭해 전화금융사기 범죄를 저질렀고, 서울남부교도소 직원을 사칭해 유통업체 소상공인에게 전화, 물건 결제 등을 유도하는 수법으로 입금비를 받아 챙겼다.
피해자 1명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10억원이 넘는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이 조직은 총인원 100명 수준으로, 부건을 필두로 한국인 총책 2명, 실장 1명 아래 5개 팀으로 꾸려졌다.
총책, 실장, 팀장, 팀원으로 이어지는 지휘·통솔체계를 갖추고 역할을 분담하는 등 조직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송환된 45명 중 29명은 지인의 소개로, 8명은 인터넷 광고를 보고 캄보디아로 입국했으며, 6명은 캄보디아 여행 중 현지에서 포섭되는 방식으로 범죄에 가담했다.
프놈펜 현지 건물에 사무실과 숙소를 두고 2인 1조로 합숙 생활을 하다 현지 단속이 심해지자 게스트하우스로 옮겨 범행을 이어오다 현지 경찰에 지난 7월초 체포됐다.
송환 직전까지도 거짓 진술을 하며 귀국을 거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실장과 조직원 2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추적하는 동시에 부건 조직 총책에 대한 수사를 이어 나갈 방침이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대부분 현지에서 구금 중에도 총책이 소위 '관작업'으로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을 믿어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거나 귀국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앞으로 부건조직을 단서로 미검 조직원들 검거에 전력을 다하겠으며 캄보디아 범죄단지 등을 거점으로 한 피싱조직 소탕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조창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