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한중·한일 연쇄 정상회담 치르며 미·중·북 동향에 촉각
한미 관세협상 교착 속 '타결 단초' 찾아야…한중 관계회복도 숙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마주한 '정상외교 슈퍼위크'의 본 무대가 막을 올린다.

전초전 격인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를 거치며 예열을 마친 이 대통령은 메인 이벤트인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통해 '국익중심 실용외교'의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총력 태세에 돌입했다.

28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오는 29일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개막식에서 특별 연설을 하는 것으로 경주 일정을 시작한다.

이 기간에 29일 한미 정상회담과 11월 1일 한중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고, 한일 정상회담도 30일께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미중 정상회담도 30일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북미 대화가 급속히 성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대통령은 다자회의를 빈틈없이 진행하면서 만만찮은 쟁점이 잠복해 있는 연쇄 양자 정상회담을 소화하는 동시에 미국·중국·북한의 움직임에도 촉각을 기울이는 등 역량을 최대한으로 발휘해 '외교의 종합예술'을 선보여야 하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 앞에 첩첩이 놓인 일정 중 가장 큰 과제가 포함된 것은 한미 정상회담이다.

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주 앉는 것은 8월 워싱턴 정상회담에 이어 두 번째다. 역대 최단기간에 한미 정상의 상호 방문이 이뤄지는 것이란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하지만 테이블 위에는 지난 회담 이후로도 여전히 마무리되지 못한 관세협상이란 숙제가 놓여 있다.

최근 고위 협상단이 연쇄 방미해 막바지 접점 찾기를 시도했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타결에 이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이 대통령은 최근 공개된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투자 방식, 투자 금액, 시간표, 우리가 어떻게 손실을 공유하고 배당을 나눌지 이 모든 게 여전히 쟁점"이라고 말했다.

안보 협상의 경우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추진 및 한미동맹 현대화 등 내용을 포함해 문서화 작업까지 상당 부분 완료됐지만, 만약 관세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마찬가지로 발표가 보류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측이 관세협상을 지렛대로 마지막까지 남겨두길 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 경우 단순한 '노딜'로 정상회담을 끝낼 게 아니라 조속한 타결의 실마리를 찾아내는 것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의 과제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물론 "타결에 매우 가깝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 양 정상이 '정치적 결단'을 통해 협정문에 전격 서명할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다.

이 경우엔 이 대통령이 공언해 온 '상업적 합리성'을 얼마나 지켜내 국민을 납득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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