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감·승인 모두 부담”…도의회 고심 속 내달 18~26일 최종 결론

충북도가 ‘청주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참사’ 추모조형물 설치비 5000만원을 다시 편성해 도의회 문을 두드렸다. 앞서 의회가 한 차례 전액 삭감했던 예산을 연내 재상정한 것으로, 이번에는 통과 여부가 주목된다.
도는 지난 24일 3회 추가경정예산안을 도의회에 제출했다. 이 안에는 도청 광장 내 오송참사 추모조형물 설치비 5000만원이 포함됐다. 오는 11월 18∼26일 열리는 430회 정례회에서 심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신성영 도 재난안전실장은 “유가족과 의회가 여러 차례 면담을 통해 입장을 공유했다고 판단했다”며 “의회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의회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건설소방위원회는 “지난 2회 추경 심사 당시 장소와 형태에 대한 공론화 필요성을 이유로 삭감한 예산이 그대로 다시 올라왔다”며 “수정·보완 없이 승인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예산을 재차 삭감하면 사업이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커지고, ‘참사 유가족을 외면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내년도 본예산 편성 일정상 이번 추경이 통과하지 않으면, 내년 7월 이후 새 의회 출범 뒤에야 재논의가 가능하다.
이태훈 도의회 건설소방위원장은 “논란을 지속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아 의원들과 함께 여러모로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오송참사는 집중호우가 내린 2023년 7월 15일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인근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지하차도에 유입된 물로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돼 1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친 사고다. 조창희 기자 changhee@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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