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 속에서 인간의 고뇌와 사색을 듣다”

▲ 김진철 시인이 당선소감을 전하고 있다.<사진 도복희 기자>

서천 출신 김진철(67·사진) 시인이 2025년 작가마루 신인상의 영예를 안았다. 수상작은 <빗소리를 듣다> 외 4편으로, 심사위원단은 그의 작품에 대해 “서사의 자연스러운 전개와 진솔함, 사물과 사건을 바라보는 깊은 시선이 돋보인다”고 평했다.
당선패는 지난 1일 예산 해봄센터에서 진행된 42회 작가마루 출판기념회 자리에서 수여됐다.
김 시인은 한신대 대학원 신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오순교회 담임목사로 재직 중이다. 그는 시 속에서 신앙과 일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인간적인 고뇌와 성찰을 섬세한 언어로 포착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선작은 다음과 같은 구절로 시작한다.
'비 오는 숲에서/ 우산을 접고 가만히 서 있으면/ 잎에서 후드득 떨어지는 빗소리/ 쏴 하고 밀려오는 파도소리...'
이 시는 자연의 소리를 ‘하나의 암호’로 비유하며, 인간이 그 속에서 삶의 의미를 해독해 나가야 한다는 시적 사유를 보여준다.
심사위원단은 “그의 시는 일상 속 사색을 통해 인간적인 삶을 추구하는 여정이 잘 드러나 있으며, 독특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려는 시인의 의지가 읽힌다”고 총평했다. 또 “시적 형상화가 안정적이며, 여백의 미를 살린 시적 감수성이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시상식에 참석한 김진철 시인은 “앞서 좋은 작품을 내신 분들이 많았는데,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주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며 겸손한 소회를 밝혔다.
이어 “정완희 시인의 세심한 조언과 격려 덕분에 응모하게 됐다. 앞으로 ‘시인 김진철’로 불릴 수 있도록 더욱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신인상 심사는 이름과 나이, 추천인 등을 일절 공개하지 않고 진행돼 공정성을 더했다. 총 29편의 응모작 중 3차 투표와 세밀한 심사 과정을 거쳐 김진철 시인의 작품이 최종 선정됐다.
작가마루 편집위원회는 “그의 시에는 삶의 무게를 품은 따뜻한 시선이 있다. 앞으로 더욱 깊이 있는 작품 활동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진철 시인의 수상은 서천 지역 문단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으며, 종교와 문학의 경계를 허물고 인간 내면의 울림을 전하는 새로운 목소리의 탄생을 알리고 있다.
서천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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