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열흘 앞둔 3일 충북 청주시 서원구 용화사에서 수험생 가족들이 기도하고 있다./사진=조창희 기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열흘 앞둔 3일 충북 청주시 서원구 용화사에서 수험생 가족들이 기도하고 있다./사진=조창희 기자

"우리 아이 실수 없이 수능 잘 보게 해주세요"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열흘 앞둔 3일 오전 10시께 충북 청주시 서원구 용화사에서 만난 이 모(50)씨는 수험생 자녀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며 이렇게 말했다.
용화사 대웅전에서는 수능 100일 전부터 수능 기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도 향내와 촛불 연기가 자욱한 법당 안에는 학부모들이 '대입합격 발원문'을 앞에 두고 절을 올리고 있었다.
이어 "무탈하고 건강하게 시험을 치를 수 있게 도와달라", "노력한 만큼 실력 발휘를 할 수 있게 해달라" 등 나지막이 들려오는 속삭임에는 절박함이 가득했다.
이곳에는 매일 50여명의 수험생 가족들이 기도를 위해 방문하고 있다고 한다. 수능을 치르는 손주를 위해 기도하러 왔다는 박 모(76)씨는 "수능 100일 전부터 하루도 빠짐 없이 기도하고 있다"며 "힘들어도 꾹 참고 공부하는 손자가 대견스럽고 안쓰럽다. 정말 얼마 남지 않았으니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열흘 앞둔 3일 충북 청주시 서원구 용화사에서 열린 수능 기도에서 한 학부모가 자녀의 학업 성취를 기원하며 절을 하고 있다./사진=조창희 기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열흘 앞둔 3일 충북 청주시 서원구 용화사에서 열린 수능 기도에서 한 학부모가 자녀의 학업 성취를 기원하며 절을 하고 있다./사진=조창희 기자

임 모(47)씨 역시 "아들이 수능을 무사히 치르길 바라며 소원 문구를 적고 기도하고 나왔다"며 "이 시기엔 부모 마음은 다 같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같은날 청주시 청원구 우암동에 위치한 관음사에도 각자의 소원이 적힌 향초가 빼곡했다. 그중에는 올해 수능을 앞둔 수험생의 고득점을 기원하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이처럼 수능을 앞두고 학부모들의 발길이 사찰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장소가 달라도 자녀를 생각하는 마음은 매한가지다.
종교가 없는 부모들 역시 각자의 방식으로 자녀를 응원한다. 직장인 이 모(53)씨는 "늦은 시간까지 공부하는 자녀의 책상 위에 간식을 올려두며 마음속으로 빌고 있다"며 "열심히 노력한 만큼 후회 없는 시험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오는 13일 오전 8시 40분부터 오후 5시 45분까지 전국 85개 시험지구 1310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진다. 응시자는 전년보다 3만1504명 늘어난 55만4174명이다. 김민환 기자 kgb5265@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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