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표 증평살림연구소 소장·(사)증평향토문화연구회 회원

▲ 이민표 증평살림연구소 소장·(사)증평향토문화연구회 회원

괴산군에 속해있던 증평이 독립 군으로 승격하기까지 지역민이 투쟁하고 노력을 쏟은 기간은 70여년이다. 처음에는 시 승격을 목표로 했다가, 우여곡절 끝에 독립 군을 만드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장장 70여년에 걸친 증평 독립을 위한 세월은 인고와 지략으로 점철돼 있다. 그렇게 독립 군으로 지위를 얻어 현재 풍요롭고 살기 좋은 증평군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감사해야 한다.

그러나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70년 세월 동안 발생한 역사적 사건을 재조명하고, 후세에 알리기 위한 어떤 현장도 공간도 지금의 증평군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뜻있는 이들을 중심으로 기념관을 포함한 역사문화공원을 조성해야 한다는 정체성 확립의 여론이 있다. 더욱이 증평에는 갖가지 규모있는 공식 행사를 치를 만한 변변한 공간이 없어 역사문화공원 조성의 당위성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군 독립 22년이 지났지만 증평 정신을 후세에 전할 증평군 독립 역사문화공원 조성과 관련한 논의가 아직까지 공식화되지 않은 건 우리에게 큰 선물을 안긴 선배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당당한 독립 군민으로 살 수 있게 토양을 만들어 준 선배들의 숭고한 뜻을 기억하고 후세에 전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가장 먼저 선행해야 할 일이 기념관을 포함한 역사문화공원을 조성하는 일이다. 증평 주민이 긍지와 자부심을 만끽할 수 있는 공간 조성은 무엇보다 시급하다.

공원은 적정한 위치에 상당한 규모와 사업비로 증평의 규모있는 행사를 원만하게 치를 수 있는 안정된 시설로 갖추어야 한다. 오는 2033년 증평군 독립 30주년을 기념해 공원을 개원하면, 가장 적합할 것으로 본다. 지금부터 주민 여론을 모으는 작업이 시작돼야 한다. 지체 없이 착수하지 않으면 이 사업은 하염없이 미뤄질 수 있다. 더 미뤄져선 안 된다.

증평군은 군민 모두가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를 벌일 공간이 마땅치 않다. 역사문화공원 조성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는 이러한 문제도 동시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군 역사는 짧다지만, 주민이 한데 모여 의미 있는 행사를 치를 수 있는 안정된 공간이 필요하다. 다른 어떤 사업보다 우선하여 이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이유다.

증평이 독립 군으로 우뚝 서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모든 군민이 알아야 한다. 그래야 증평 군민으로 남다른 자부심을 품게 되고, 이 땅에 대한 애정이 깊어진다. 그런 애향심이 밑바탕이 돼야 고향을 지키려는 이들이 많아지고, 지역발전도 이룰 수 있다. 증평역사문화공원은 지역민의 마음을 모으고, 역사를 지키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증평군 독립 역사문화공원을 통해 우리 지역 역사 바로 알기가 이루어져야 증평군의 청주시 편입, 증평군과 괴산군의 합군 등 지역사회에서 잊을 만하면 한 번씩 거론되는 터무니없는 주장에 맞설 논리를 정립할 수 있다. 모든 주민이 역사에 대한 자긍심이 높을 때 어떤 감언이설에도 현혹되지 않는 지역 정서가 바로 설 수 있다. 증평군 독립의 정체성은 여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허장성세 아닌 실천으로 보여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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