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서천 철새여행, 29~30일 조류생태전시관 일원서 개최

겨울이 오면 서천의 풍경은 고요 속으로 잠시 숨을 고른다. 그 적막 위로 먼저 도착하는 것은 철새들의 강렬한 생명력이다.
금강하굿둑과 장항갯벌, 유부도에 차례로 내려앉는 큰고니와 가창오리의 군무는 마치 자연이 펼쳐 보이는 한 편의 장대한 서사시다.
서천군이 주최하는 ‘2025 서천 철새여행’이 생명의 계절을 맞아오는 29~30일 조류생태전시관 일원에서 열린다.
지역의 겨울 풍경을 ‘생태 문화’로 확장하는 대표 축제로, 올해는 시민·가족 참여형 프로그램이 한층 강화됐다.
가장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은 서천 곳곳의 도래지를 직접 찾아다니는 ‘철새도래지 도장깨기’다.
17일~12월 10일 지정된 탐조지에서 인증사진을 보내면 참여할 수 있으며, 추첨으로 평소 출입이 제한된 유부도 탐조 체험이라는 특별한 경험도 제공된다.
멸종위기 조류와 도요·물떼새가 서식하는 유부도는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생태 보고로, 그 자체로 하나의 ‘살아있는 자연 미술관’이다.
축제 현장은 △탐조 투어(29~30일 각 2회) △가족 체험 부스 △마술·풍선아트 등 문화형 공연이 풍요롭게 마련되며, 아이들에게는 탐험의 설렘을, 어른들에게는 자연과 함께하는 사유의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겨울 서천을 대표하는 장면은 해질녘 금강 하늘을 일렁이게 하는 철새들의 비행이다.
멀고도 험한 길을 건너온 생명들이 만들어내는 파동은, 보는 이로 하여금 생태의 신비와 자연의 질서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하게 한다.
서천군은 매년 200여 종, 수십만 마리의 철새가 찾아오는 국내 대표 철새도래지다.
군 관계자는 “이번 축제가 생태와 문화가 만나는 새로운 여행 방식의 가능성을 방문객들에게 보여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고요한 겨울을 깨우는 생명의 울림, 서천의 하늘은 올해도 어김없이, 자연의 오래된 이야기를 우리에게 건네고 있다.
서천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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