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식 세종특별자치시장

 

나는 매일 아침 집 근처 학교 운동장을 10㎞씩 뛴다. 눈이 오고 바람이 불어도 어김없이 달리기로 하루를 시작한다.

아침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건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의 표현이며, 숨이 목까지 차올라도 올바른 길이면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확인이다.

내가 운동장 40바퀴를 돈다는 말을 하면, 그렇게 달리는 순간에 무엇을 생각하고 상상하는지 궁금해 하는 이들이 있다.

숨이 턱까지 헉헉 차올라 가슴이 터져버릴 듯할 때 ‘누가 시키지도 않은 달리기를 왜 하고 있을까?’란 자책을 하기도 한다.

상념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수 만 가지 질문이 머릿속을 맴돈다.

이제는 극한이다 싶은 지점, 머릿속에선 끊임없이 ‘몇 발자국만 더 뛰고 주저앉을까’를 계산하지만 발에 관성이 붙어 계속 앞으로 내딛게 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목표한 거리를 채우게 되고, 어느 순간 고통이 환희로 바뀌면서 서서히 내 안을 채워가기 시작한다.

달리기는 철저히 자기와의 싸움이고, 자기 내면에 대한 성찰과 성장을 의미한다. 달리고 난 후 희열은 남보다 건강하다는 자신심과 성취감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이렇게 땀을 흘려 얻은 자부심은 더 나은 세종특별자치시를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이어진다.

나는 평소 세종특별자치시 직원들에게 ‘목표를 갖고 최선을 다하라’고 강조하는데, 특히 5년이나 10년 후의 중장기 목표를 세울 것을 권한다. 목표가 있는 사람은 우왕좌왕하거나 나태하게 행동하지 않는다. 자신이 왜 이런 행동을 해야 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나는 마라톤이란 운동으로 정직하게 땀 흘려 건강한 삶을 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때문에 아침마다 늦잠을 잘까 말까, 과식을 할까 말까 망설이지 않는다.

‘건강한 삶을 위해 아침 운동을 한다’는 목표가 있고, 이를 위해 몸 상태를 최선으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도전하는 사람은 능력의 최고점도 덩달아 높아진다. 노력하는 이의 가능성은 무한대로 커질 수 있다.

달리기를 통해서 타인과 자연에 대한 사랑을 배우고 보다 근본적으로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을 배운다. 때문에 달리기를 통해서 삶 자체가 변화될 수 있다고 믿는다.

다른 많은 재미있는 운동들을 제쳐두고 재미없고 지루하고 힘들어 보이기만 하는 마라톤을 왜 하는지 궁금한 사람들이 있다면 말하고 싶다. 그 이유를 완전히 알기 위해서는 직접 뛰어봐야 한다고.

달리기란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이고 가장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운동이다. 꾸준히 달리기만 한다면 어느새 우리 몸이 바뀌어 있고, 생활이 바뀌어 있고, 정신이 바뀌어 있음을 어느 순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그렇게 바뀐다면 그 다음엔 세상이 바뀔 것이다. 달리기는 힘들다, 그렇지만 특별하고 멋진 일이다.

이제 곧 봄이 오고 사방은 생명의 호흡으로 살아날 것이다.

따사로운 봄 햇살 아래 아침 운동에 도전,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를 만끽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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