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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틀
관계의 틀
  • 동양일보
  • 승인 2013.05.13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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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람들은 관계를 중요시한다.
오늘 오전에 중국인 기자를 만났다. 한국에서의 다문화관련 취재를 하고 있다고 한다. 연변에 있는 신문사라 중국인 이주여성에 관하여 질문이 많았다.
초창기 조선족 여인들의 입국은 필자에게 아픈 추억이 많다. 국적 취득이 쉽던 당시에는 결혼을 빙자하여 국적을 취득하고 증발하는 여인들을 자주 보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국제결혼의 패러다임이 많이 바뀌었고, 다문화가정에 대한 시각도 달라졌다. 초기에 비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수 있음이 사실이다(과거에는 미국으로 유학 가는 것이 꿈이었는데, 요즘은 미국에서 한국으로 유학 오는 것도 쉽게 볼 수 있다).
필자와 관계 있는 주변인들은 가능하면 조금이라도 혜택을 주고 싶다. 오랜 세월 함께 해 온 것도 있고, 삶이 힘들 때 곁에서 보면서 지내왔기에 정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가능하면 매스컴에 나가서 홍보할 수 있는 기회도 주고, 아픈 일이 있을 때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기도 했다.
특히 다문화가정이면서 장애를 안고 사는 사람들을 보면 더욱 가슴이 아프다. 필자가 볼 때는 일반 가정보다 많은 것 같은데 자존심의 문제로 발표하지 못하고 조사하기도 힘든 것이 아닌가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많은 집을 방문하고 얻은 결과는 문제 없는 집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이들이 자립하기 위해서는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기업과 같은 연대가 필요하다. 근자에 협동조합법이 개정되어 조합을 결성하기가 쉬워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조합을 결성한 예는 그리 많지 않다. 금산에서는 지금 성공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 같아 안심이 된다.
다만 사회적 기업은 쉽사리 도전하지 못하고 있다. 장애인들은 경우 사회적 기업을 결성하여 자립하고자 하는 것을 많이 보아왔으며, 각종 사회단체에서 경쟁적으로 시도하고 있어 아름다운 미래를 조금은 예측할 수 있다.
지난해 겨울에 필자는 결혼이주여성들 중 힘든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제안을 하였다. 대전이나 금산에 사회적 기업을 하나 만들어 보자는 것이었다.
사실 그리 어려운 문제는 아니고 이들이 할 수 있는 각국의 전통음식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도록 해보자고 하였다. 장소와 시작할 때 들어가는 경비는 필자와 한국다문화교육복지협회에서 출원하려고 했다. 그러나 막상 현실의 벽은 높았다.
우선 필자가 활동하고 있는 공간이 대전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다문화가정의 여성들도 대전 시내까지 가기가 쉽지 않았다.(면단위에서 대전에 가기는 가자용이 아니면 너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대전의 이주여성들을 중심으로 하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금산을 중심으로 활동한 한계가 있어 그 또한 쉽지 않았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중부대학교에서 한글지도사 과정을 개설하면 예상인원보다 많이 모이는데, 대전 월평동에 어떤 사단법인 사무실을 빌려 한글지도사 과정을 개설했는데, 똑같이 무료에 자격시험 응시료만 받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인원이 턱없이 모자랐다. 홍보의 문제도 있지만 인지도가 떨어지는 것이 큰 문제였다. 다문화가정의 특색을 살린 세계(혹은 동남아) 음식 사업은 시작단계에서 좌초하고 말았다.
태국이나 터키, 인도네시아의 음식은 한국에서도 맛으로 승부할 수 있다. 이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사회적 기업으로 쉽게 할 수 있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하지 못하는 것은 아직 관계성이 미숙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하다. 법적인 지도편달도 필요하다.
같은 나라사람들을 중심으로 모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지만 눈을 더 크게 뜨고 한국인이라는 시각으로 마주보았으면 한다.
자국 중심의 사고의 틀을 벗어버리고 한국의 며느리라는 긍지와 한국인의 어머니라는 자부심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자신들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면서 살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더 바랄 것이 없다.
너무 작은 틀을 만들어 놓고 그 안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제는 이주여성의 틀을 깰 때가 되었다. 결혼이민사가 이미 10년을 넘어섰다. 베트남계, 필리핀계를 따지지 말고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길 기대한다. <중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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