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훈 양업고 초대교장, 산남동 성당 주임

공부를 못해서, 말썽을 부린다고, 그래서 문제아(?)로 불린, 그들은 ‘천재’였다. 그들은 틀을 싫어하고 자유롭게 살기를 바랐으며, 그들은 존중받고 사랑받고 싶어 했다. 나는 그들을 사랑으로 이웃이 되어 주었고, 그들에게 내려갔다. 때문에 그들은 생명이 되어 올라왔다. 그들은 당당해졌고, 훌륭한 사회인이 되어 있다. 의사, 공인회계사, 호텔리어, 일류요리사, 장교, 음악가, 인테리어, 중소기업의 사장 등 다양한 직업에서 우뚝 서있다.
졸업생 중 37명이 세계 각국에 유학중이다. 중앙아시아 키르키즈스탄으로 유학을 떠난 여학생에게 그곳으로 간 이유를 물었다. 그는 이렇게 답했다. “학교에서의 다양한 경험 덕분입니다. 미래의 직업 동향을 보고 스스로 선택했습니다. 러시아어, 영어, 현지어를 배울 것입니다. 요즘 대기업 진출이 바빠지고 있습니다.” 남학생들은 준사관으로 군 생활을 택한다. “저는 복무기간 동안 기술을 배울 것입니다. 전역할 때쯤, 저는 일류 정비사가 되어있을 것이고요, 그리고 제 스스로 행복한 삶을 살아갈 것입니다.”
처음 학교의 교실은 언제나 텅 비어 있었다. 그런 그들에게 체험을 통해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일반학교는 교사의 외적통제로 학생들이 밤늦게까지 그리고 고액과외로 많은 시간과 경비를 투입한다. 그러한 교육의 목적은 점수에 따른 막연한 대학을 진학하기 위해서이다. 나는 부모들에게 학생들이 ‘여행’이 아닌 ‘세상보기’를 시켜주자고 주문했고, 학원 과외비 대신 해외이동수업을 위해 경비를 마련해 주십사고 부탁했다.
학생들은 세상을 향해 뜨고 내리고, 달리고 걸으며 많은 것을 체험했다. ‘다양한 체험학습’이 끝나면 그들은 교실로 들어오는 계기가 되었다.
‘진로지도’, ‘봉사활동’, 현장체험학습, 크게는 ‘해외이동수업’ 등은 신나는 ‘세상보기’였다. ‘진로지도’를 위해 나는 학생들에게 도시락을 싸주며, 서울대, 연·고대 교정에서 놀고 오도록 했다. 그들 소감문에는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 그들의 언어와 얼굴 모습은 우리와 전혀 달랐다. 공부를 잘하면 다 얼굴이 잘 났는가 보다”라고 쓰고 있었다.
말썽꾸러기들을 ‘1일 유치원 교사’를 맡아 하는 ‘봉사활동’에 참여시켰다.
봉사활동을 마치고 돌아 온 그들은 “아이들 돌봄이 무척 힘들다. 4명의 어린이가 40명 같다. 제멋대로 튀는데 나를 지치게 했다. 내가 부모님과 선생님들에게 골치 아픈 존재라는 것을 조금은 알 것 같다”라고 소감문에 썼다.
 ‘해외 이동수업’으로 중국 만주벌판에, 일본의 수준 높은 문화에, 캄보디아, 인도 등지에서 봉사활동, 네팔 트레킹에 직접 참여시켰다. 인도 콜카타의 마더 테레사 수녀가 있던 ‘사랑의 선교 수녀회’에 찾아 봉사활동을 했다. 어떤 학생은 “진정한 행복의 가치가 무엇인가를 배웠고, 가난한자들을 위해 헌신하고 싶다. 이제 나는 내 자신의 외모에 신경을 끄게 되었다” 고 썼다. ‘세상보기’를 할 때에 교사 없이 학생들 스스로가 도시 속에 들어가 체험하도록 놓아 주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중국 북경에서, 일본의 동경에서, 먼지가 자욱한 네팔 카트만두에서 그들 독자적으로 많은 것을 경험하게 했다. 학생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돌아 다녔고 집결지로 이야기 보따리를 들고 한 명의 낙오자 없이 모여들었다. 그들은 코리아를 외치며 태극기를 흔들었으며, 애국심을 갖게 되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학생들은 졸업까지 지리산을 여섯 번 올랐고, 히말라야 3000, 5000 고지까지 트레킹을 했다. 학생들은 이렇게 썼다. “힘들게 오른 정상에는 세상이 한 눈에 다 보였다. 공부를 하면 세상을 더 넓게 더 멀리 볼 수 있다. 그럼으로 필히 공부를 해야겠다.”
이상의 몇몇 소감문들을 보라. 고등학생들이 이러한 생각을 갖기가 어디 쉽겠는가. 이 얼마나 위대한 자기계발인가. 나는 그들과 지내며 “공부 잘 해야 출세하고, 출세해야 결혼도 잘하며, 그래야 행복하게 돼” 라는 도식으로 학생들을 지도하지 않았다. 오직 다양한 경험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인성을 세우게 했고, 스스로 사회의 공익을 위해 일할 방법을 찾게 했다.
자신의 사명(목적)과 지금 하고 있는 일의 분명한 정체성, 그리고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비전을 갖고 살려면, 달달 외기만 하는 공부에서, 그저 앉아만 있는 교실에서 과감히 탈출해 보라. 젊은이들이여, 7, 8월 바캉스 시즌이다. 자신을 위해 유용한 경험들을 위해 투자해 보라.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될 것이고 멋진 미래를 창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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