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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편지
남편의 편지
  • 동양일보
  • 승인 2013.07.15 2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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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의 남편으로부터 메일이 왔다. 국제결혼에 대한 환상을 없애달라고 하였다. 그는 국제결혼의 피해자였다. 내용을 보면 구구절절이 아내로부터 이용당하고 버림받았다는 것 뿐이다.

캄보디아에서 온 미모의 여성은 국적 취득시까지만 아내였고, 국적을 취득하자마자 사라졌다고 한다. 그러니 그는 이주여성들에게 국적을 주는데 10년의 기간은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찌 보면 일리 있는 말이다. 아이를 낳고 기르다 보면 아이로 인해 이혼하기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그가 주장한 내용을 몇 가지 정리해 보고 그들의 아픔을 상기해보려고 한다. 

다문화가정의 4년 내 이혼율은 79%라고 한다(매*신문 2010년 기사). 믿거나 말거나 한 기사지만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필자의 주변에도 이혼한 가정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높은 수치를 기록하지는 않았다. 물론 주변의 도움으로 잘 견디고 생활하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79%라면 10쌍 중 거의 8쌍이 헤어진다는 것인데 이것이 가능한지 되묻고 싶다.

필자에게 메일을 보낸 남성은 극단적인 모습을 많이 보고 그것에 지나치게 동조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는 국제결혼을 통해 자신을 꿈을 펼치고자 노력했고, 나름대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자 애쓴 흔적이 많았다.

아내에게 애정 공세도 펼쳤고, 아내의 가족에게도 최선을 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아내는 국적을 취득하자마자 가정을 버리고 나가서 아직까지 소식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주장한다. 도망간 여자는 아내가 아니고 사기꾼(?)이기 때문에 그에 합당한 처벌을 해 달라는 것이다.

애초부터 결혼에는 의지가 없었고, 한국에서 돈을 벌어 자국으로 송금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는 것이다. 자식을 볼모로 돈을 요구하는 경우도 이와 같은 부류라고 한다. 참으로 슬픈 현실이다.

그의 주장을 더 들어 보자. 결혼이주여성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철저히 막아달라는 것이 첫 번째 주장이다. 다음으로 국적취득하자마자 가출하는 여성은 죄인으로 취급하자고 한다.(필자가 아는 한 그녀의 주변에는 브로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음으로 결혼이주여성이 취업할 때 신랑과 함께 동행한 후 결정하도록할 것을 말한다.

일리 있는 말이다. 남편이 동의하지 않으면 취업시키지 말라는 것이다. 사실 아내를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는 남편도 없지 않다. 자신은 놀면서 아내에게 가장의 역할을 맡기는 남편도 종종 있다.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나친 혜택이 그녀들을 가출로 이끈다고 항변하기도 하였다.

하기야 근자에는 다문화가정을 빙자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혜택이 없느냐고 묻는 사람도 만난 적이 있다.

다문화가정에 대한 혜택이 역차별로 보여서는 안 된다. 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단이 되어야 하는데 지나치게 각 부서별로 방안을 제시하고 홍보성으로 치닫기 때문에 발생하는 사고다. 그러므로 통합적 시스템을 빨리 구축해야 한다.

 다문화가정에 대한 전반적인 업무를 한 곳에서 관장하고 주변의 관련부서와 원활한 협조가 이루어져야 한다.

위에서 살펴 본 다문화가정 남편의 메일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것이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국민의 문제이고,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는 결혼시키고 아이들 기르는 것만 신경썼다. 다문화가정의 해체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지금부터는 전반적인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일반가정에 비해 이혼률이 높다고만 생각했지 이렇게 높은 줄은 대부분 인식하지 못했을 것이다.

물론 국가적 문화의 차이와 나이차, 성격차 등 일반인들보다는 심한 갈등을 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사는 가정도 많다. 다만 이혼률이 정말로 79%에 달하는지는 생각해볼 문제가 있다.

사람들은 문자화된 것은 신뢰하는 습성이 있다. 좀더 신중하게 다문화가정의 문제에 접근해야 할 필요를 느낀다.
이제는 다문화가정의 이혼과 자립을 동시에 토의해야할 때가 되었다. 장맛비와 함께 이들의 슬픔도 같이 떠내려갔으면 좋겠다.
                <대전 중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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