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력 찾아 ‘Go Go’… 충청권 ‘힐링여행’





과거로 떠나는 당진 사찰 여행
영탑사·안국사지 등 문화재 산재
기차 타고 만나는 세계 5대 기후대 서천 국립생태원체험 여행
금빛 금강 물결 너머엔 한적한 자전거 풍경옥천향수 100리길
 
봄인가 싶더니 이미 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활기찬 6월의 시작. 하지만 아직도 너무나 슬픔이 큰 때다. 세월호 침몰사고의 여파로 사회전반의 가라앉은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서로 치유하고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다.
이른 더위가 몸과 마음을 힘들게 하는 이때, 지친 몸과 마음의 위로와 함께 활력을 충전할 수 있는 곳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 제격이다. 일상에서 벗어나 가볍게 떠날 수 있는 과거와 현재의 시간을 찾아 떠나는 충청권 감성여행지를 소개해본다. <편집자>
과거로 떠나는 당진 사찰 여행
사찰을 찾아 과거로의 감성여행을 떠나보자. 충남 당진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사찰과 문화재들이 곳곳에 산재해있다.
당진시 면천면 성하리 상왕산 영탑사(靈塔寺)는 통일신라 말기 도선국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현존하는 건물로 대웅전을 비롯해 유리광전 산신각 요사채가 있다.
대웅전 안에는 충남 유형문화재 111호인 약사여래상과 지장보살상 조선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소형 범종이 있고 유리광전 뒤쪽 암벽 위에는 7층 석탑이 있는데 처음 조성 당시에는 5층탑이었으나 1911년 중수 때 2층을 더 올려 7층이 됐다고 한다.
국가지정보물 409호인 금동삼존불은 일제 강점기 때 일본으로 반출될 위기를 겪기도 했으며 약사여래상은 고려 말 무학대사가 유난히 빛나는 바위가 있어 약사를 새기고 나라의 평안을 기원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고대면 진관리 영파산 영랑사(影浪寺)는 당태종의 딸 영랑공주의 전설이 깃든 사찰로 백제 의자왕 때 창건되고 고려 의종 8년 대각국사 의천에 의해 중창된 사찰이다.
예전 바닷가에 위치했던 석문면 삼화리 절산 보덕사(普德寺)는 석문방조제가 건설되면서 내륙 사찰이 됐다. 창건시대는 알 수 없으나 조선 숙종 때 중창했다고 전해진다. 대웅전과 범종 요사채가 있으며 느티나무로 둘러싸여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절 규모 자체는 소박하지만 절벽을 타오르며 지어진 사찰답게 절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매우 아름답다.
신암사(申庵寺)는 능성구씨 가문의 원찰로 송악읍 가교리에 있으며 극락전 내부에는 금동여래좌상(보물 987)이 있다. 조선시대 이전 문중사찰의 형태를 유지하며 현존하고 있는 유일한 문중사찰이라는 점을 눈여겨 볼만 하다.
이 금동여래좌상은 높이가 88에 불과하나 장정 50여명이 겨우 들 수 있을 정도로 무겁다. 14세기 전반기에 같은 지역에서 만들어진 장곡사나 문수사의 불상과 같은 유파의 작품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미면 은봉산 중턱에 있는 안국사지(安國寺址)는 백제 말에 창건돼 고려 때 번창했던 절로 추정되나 지금은 절터에 석탑만 남았다. 고려 중기 석탑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안국사지 석탑은 보물 101호로 높이 5m가 넘는 석불입상은 보물 100호로 지정됐다.
배바위라 불리는 매향암각은 내세의 복을 빌기 위해 향을 땅에 묻는 일과 관련된 고려말 조선초의 기록을 새긴 암각이다. 매향 관련 명문 중 비교적 이른 시기의 자료로 주변 지역의 역사와 매향의식을 확인 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사찰 뒤로는 은봉산과 봉화산이 자리하고 있어 아름다운 꽃과 풀 나무가 어우러져 가족과 함께 산행을 떠나기도 좋은 곳이다.
 
볼거리·즐길거리 가득 충청 길여행
가족과 함께 산책지를 찾는다면 대청호 500리길 대전구간과 충남 서천의 국립생태원이 제격이다.
푸른 물결을 감싸 안고 도는 길이 대청호 500리에 초록빛 수를 놓고, 여행자의 마음까지 봄빛으로 물들인다.
대전 신탄진의 대청댐에서 출발해 충북 옥천과 보은, 청원을 잇는 대청호오백리길 27개 구간이다. 220가운데 4구간(호반낭만길)5구간(백골산성낭만길)은 잔잔한 호숫가와 초록빛 숲 속을 걷는 여유로운 길이다.
21구간(대청로하스길) 마지막 5는 물 위에 설치된 나무 데크로 이어져 노약자를 동반한 가족도 무난히 즐길 수 있다.
농촌 체험 학습지로 유명한 찬샘마을을 비롯해 대청호에 안긴 여러 마을도 만날 수 있다. 엑스포과학공원 내에 자리한 세계엑스포기념품박물관과 대덕구 반석천 카페거리도 최근 주목받는 여행지다.
충남 서천의 국립생태원은 살아 숨 쉬는 지구 생태계를 탐험하는 체험 여행 공간이다.
지난겨울 개장한 국립생태원은 가족 나들이객을 기다리고 있다. 국립생태원은 세계 기후대별 생태계와 한반도의 숲과 습지를 간직한 곳으로, 동식물 4500여 종을 만날 수 있다.
국립생태원은 자연과 공생하는 공간이며, 위기에 처한 생태계의 건강성을 회복하는 데 건립 취지가 있다.
생태원의 랜드마크는 곡선미의 건축물을 뽐내는 에코리움이다. 열대, 사막, 지중해, 온대, 극지관 등 세계 5대 기후대를 에코리움에 고스란히 재현해놓았다.
외부 공간인 하다람, 금구리 구역에서는 한반도의 습지와 숲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생태원은 장항선 열차로 편리하게 연결되며, 장항역에 내리면 후문까지 걸어서 2~3분 거리다.
금빛 물결 너머 가슴 푸근한 풍경이 절로 펼쳐지는 옥천 향수 100리길은 과거의 감성이 현대와 연결되는 곳이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로 시작되는 정지용의 시 향수의 고장 옥천은 한국 현대시의 선구자로 불리는 정지용 시인의 고향이다.
시인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향수 100리 길(50.6)은 정지용 생가·문학관을 출발해 장계관광지, 안남면, 금강변, 금강휴게소를 거쳐 생가로 돌아오는 코스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 아름다운 풍경과 지역의 감성을 느낄 수 있어 특히 자전거 마니아들에게 소문난 코스다.
안남면을 지날 때는 꼭 둔주봉에 올라보자. 산 아래쪽 금강이 휘돌아 나가는 곳에 한반도 모양으로 형성된 지형을 볼 수 있다. 금강 변을 달리는 길은 향수 100리 코스의 하이라이트다. 잠깐 샛길로 들어선 청마리에서는 마한 시대부터 내려온 제신탑을 볼 수 있다.
금강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가 정지용 생가로 돌아가면 향수 100리 길이 마무리된다.
옥천의 또 다른 명소인 용암사도 방문해보자. 운해 위로 솟아오르는 일출이 비경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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