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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매개로 사랑의 마음을 나누는 사람들
그림책을 매개로 사랑의 마음을 나누는 사람들
  • 조아라 기자
  • 승인 2014.08.20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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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기적의도서관 동아리 ‘알강달강’
▲ 청주 기적의도서관에서는 성인을 위한 다양한 그림책 관련 강좌를 열고 있다. 지난해 ‘그림책 전문가 양성과정’ 수강생들이 파주 출판도시를 찾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손으로 만지면 묻어날 듯 알록달록 예쁜 색깔, 착하고 밝은 사람들로 가득 찬 동화 속 세상은 어른들도 푹 빠지게 만드는 강한 매력이 있다.
그림책은 어린 아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람들. 그림책을 읽는 어린 아이들의 맑은 심성을 닮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청주 기적의도서관(이하 도서관) 동아리 ‘알강달강’ 회원들이다.
그림책을 읽는 어른들의 모임인 ‘알강달강’은 지난 2011년 4월 결성됐다. 도서관이 간헐적으로 진행한 그림책 관련 특강 수강생들이 동아리의 초석을 이뤘고, 이후 도서관에서 진행된 ‘그림책 전문가 양성과정(2013년)’과 ‘책 읽어주기 전문가 양성과정(2014년)’ 수료생들이 회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현재 회원은 12명으로 3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매월 둘째·넷째 금요일마다 모임을 갖고 그림책을 공부한다. 주어진 주제에 따라 회원 각자가 그림책을 가져와 함께 읽고, 관련 자료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책을 읽다보니 단순히 혼자만 보기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1년부터는 좋은 책을 보다 많은 이들과 나누고자 병원을 찾아 그림책을 읽어 주는 재능 기부를 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청주 성모병원 소아병동을 방문했고, 올해부터는 충북대병원 암병동을 찾고 있다.
동아리를 결성하고 연구 모임을 가지며 몸과 마음이 지친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고자 병원으로 봉사 활동을 나가자는 데 뜻을 모았지만 사실 처음에는 두려움이 앞섰다. 깊은 병으로 닫힌 마음을 책으로 열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초기에는 환자와 보호자들로부터 책 외판원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고 마음이 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순수하게 그림책을 함께 읽고 아름다운 정서를 공유하고자 하는 회원들의 마음이 전해지면서 많은 이들이 그림책의 세계로 빠져들게 됐다.
여러 권의 책을 읽어주기보다는 대상자의 특성과 흥미에 맞춰 1~2권을 집중적으로 읽는다. 단순히 책을 읽어주고 온다기 보다는 책을 매개로 관련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소통하고자 한다.
어린이들에게는 ‘귀 없는 토끼’, ‘고 녀석 맛있겠다’, ‘막대기 아빠’, ‘파도야 놀자’ 등 스토리가 흥미로운 책이, 어른들에게는 ‘막걸리 심부름’ 등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 특히 인기가 높다.
이윤숙 회장은 “병실에 여러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는데, 한 아이가 너무 예민해 다른 아이들까지 집중할 수가 없었다”며 “하는 수 없이 회원 한 분이 데리고 나가 복도에서 책을 읽어줬는데 나중에 지나가던 사람들이 몰려 들어 함께 그림책을 읽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환자들을 보며 오랜 기간 병을 앓다 돌아가신 어머니, 아버지를 떠올리기도 한다. 생전의 부모님께 효도를 다하지 못했다는 회한은 환자들에게 책을 읽어주며 눈 녹듯 사라진다. 봉사를 통해 스스로 치유 받기도 하는 것이다.
오랜 시간 그림책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다 보니 자연스레 좋은 책을 골라내는 눈도 생겼다. 올해 알강달강 회원들은 전국에 배부되는 ‘북스타트 꾸러미 도서’를 선정하는 작업도 했다. 이들이 고른 도서 목록은 북스타트코리아의 최종 심의 후 ‘북스타트’가 시행되는 각 시·군 도서관으로 전달됐다.
개인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도 많다. 전 회장인 김하은씨는 7~8년 전부터 청주 무지개도서관에서 녹음봉사를 하고 있다. 그가 읽고 녹음한 파일은 시각장애인들에게 귀한 책 선물이 된다. 회원 권명자씨도 오랜 기간 기적의도서관에서 책 읽어주기, 북스타트 봉사활동을 해 왔다.
정창순 관장은  “동아리 활동으로 시작해 스터디를 하다가 자원봉사를 하고 전문가가 되어 학교나 유치원 등에서 수업을 하는 분들도 꽤 많다”며 “도서관을 기점으로 사람들이 모이게 하고 이곳에서 배운 것을 통해 사회에 환원하도록 하는 것이 도서관 동아리 육성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조아라>

<회원 명단>
이윤숙(회장), 김은숙, 정창순, 권명자, 고선미, 김하은, 정수미, 최광숙, 박정숙, 이혜진, 김명희, 손현주

 

 

“책으로 행복한 세상되길 꿈꿉니다”

이윤숙 청주 기적의도서관 ‘알강달강’ 회장

그림책을 설명하는 그의 눈이 즐거움으로 반짝였다. 그림책 읽기 모임 ‘알강달강’ 이윤숙(41·사진) 회장. 그가 그림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반. 충북대 평생교육원에서 독서지도사 수업을 들으면서부터였다.
그림책과 친숙하지 않은 세대인 그에게 놀라운 신세계가 펼쳐졌다. 그림책의 매력에 빠진 그는 책을 사서 주위에 선물했고, 관련 지도서를 읽기 시작했다. 쌍둥이를 낳고 키우면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졌다. ‘어린이 도서 연구회’ 등에 가입해 활동하기도 했다.
그림책을 사랑하기 시작하자 많은 것이 달라졌다. 마음속에서는 어느새 소외된 이들에 대한 관심이 자라기 시작했고, 자신이 가진 것들을 남과 나누고자 하는 착한 마음이 생겨났다. 청주 신율봉어린이도서관 등에서 ‘북스타트’ 자원봉사자로 참여했고, 주기적으로 아동원을 찾아 어린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고 책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했다. 처음에는 책이 싫다며 반감을 표시하던 아이들이 서서히 변화되며 스스로 책을 찾아 읽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짠해지기도 했다.
현재 그는 초등학교 등에서 독서지도사와 동화구연가로 활동 중이다. 청주 보호관찰소에서 상담 봉사도 한다. 그의 꿈은 ‘책 읽어주는 할머니’가 되는 것이다.
이 회장은 “관장님을 비롯한 기적의도서관 전 직원분들이 동아리에 많은 지원을 해주셔서 저희들이 편안히 공부하고 봉사할 수 있다”며 도서관에 감사를 전했다.
‘알강달강’은 회원 가입 자격이 없다. 그림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동아리의 문을 두드려 볼 수 있다.
“모임이 결성된 지 벌써 만 3년이 넘었네요. 앞으로 계속 이어가면서 많은 아이들과 어른들이 책으로 행복해질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그래서 저희 동아리 이름이 많은 분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게 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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