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원 욱 (청주시 흥덕구청장)

 

부모산의 이름은 본래 아양산(我養山)이라 불리었으며, 산봉우리에는 돌로 쌓은 작은 산성이 위치하고 있다. 부모산의 지명유래를 살펴보면, 고려 말 몽고군이 침입했을 때 주변마을 사람들이 이곳으로 피난하였는데 아사직전에 산 정상 부근에서 샘물이 솟아나와 피신한 주민이 모두 살아나게 됐고, 그 은혜가 부모와 같다하여 부모산으로 불리게 됐다. 또한 샘의 이름도 어머니의 젖과 같다고 하여 모유정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부모산성에 대한 역사적 연원을 살펴보면 자세한 문헌상 기록은 없다. 다만「신증동국여지승람」을 비롯한 조선시대의 지리지에 둘레가 2427척이며, 성안에 큰 못(大池)이 있다고 기록돼 있다. 그리고 축조시기와 목적을 살펴보면, 삼국시대에 미호천변의 넓은 평야지역을 내려다보는 위치에서 청주지역을 통치하는 한편 외적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한 산성으로서, 백제시대에는 토성으로 축조되었다가 통일신라시대에 석성으로 개축되었고, 고려시대 이후에는 성으로서 활용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산성의 형태는 동서남북에 각각 문지(門址)가 있고, 동쪽과 북쪽 계곡에 수구(水口)가 있던 것으로 추정되며, 산성이 있는 산줄기를 따라 몇 개의 작은 보루(堡壘:방어벽)가 부설 돼 있다. 산성의 둘레는 1135m, 높이는 6m내외, 너비는 6.4m이다.
  이상 고찰해 본 바 부모산은 우리 고장의 명산임에 틀림없지만 그간 개인 사유지로서 개발한계와 행정기관의 관심소홀로 인해 오랜 기간 방치돼 온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하면 부모산이 품고 있는 참된 가치를 널리 홍보하고 명소화를 추진할 것인가를 좀 더 고민하고, 발전방안을 제시하는 한편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부모산 명소화 추진방안으로는 우선 지역주민과 관이 힘을 합쳐 필요하고 손쉬운 것부터 하나하나 잘 정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현재 지역주민들이 원하는 것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첫째,부모산 둘레길 정비와 둘레길 걷기 행사 추진이다. 많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부모산 둘레길을 정감 있게 잘 정비하고, 다함께 걷는 행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야말로 도농상생 발전과 주민화합은 물론 지역주민의 애향심을 높이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부모산성 복원과 수종갱신이다. 무너진 성곽을 잘 복원하여 역사문화유적으로 잘 전승보전하는 한편 시민의 현장교육장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 주변엔 은행나무와 편백나무, 잣나무 등 천년수목을 많이 심어서 풍치를 아름답게 가꾸고, 관광명소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나무만 잘 심어도 관광명소가 될 수 있다. 경기도 용문산과 충북 영동의 영국사는 산과 사찰보다도 천년 세월을 지켜온 은행나무 한 그루가 더 큰 명성을 날리고 있다. 또한 강원도 남이섬의 메타스퀘어 가로수와 전남 장흥의 편백나무 숲길 등은 사계절 관광객이 즐겨 찾는 명소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도 이젠 부모산 일대와 둘레길 주변에 연차적으로 아름다운 숲길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 천년세월을 지켜줄 은행나무는 물론 편백나무 숲길, 잣나무 숲길, 야생화 숲길 등 다양한 숲길을 조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청주권 광역쓰레기매립장 종료 후 적절한 활용방안을 강구하는 것이다. 비교적 넓은 면적을 가지고 있는 쓰레기매립장을 시민들이 즐겨 찾는 생태공원과 더불어, 조각공원과 예술공원, 워터파크 등을 조성할 경우, 광역쓰레기 매립장은 화려한 변신을 통해,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주변과의 조화로운 관계형성이다. 현재 인기리에 운영되고 있는 푸르미스포츠센터와 주변의 전원마을, 동래부사 송상현 사당 등이 잘 어우러지도록 연계운영을 하면, 부모산 명소화 사업은 더욱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주민과 함께하는 부모산 명소화 전략이 단계적으로 잘 추진이 돼서, 지역의 아름다운 이미지를 고양시키고,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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