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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독일마을과 다랭이 마을
남해 독일마을과 다랭이 마을
  • 이도근 기자
  • 승인 2015.04.05 1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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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랑살랑∼ 마음 속으로 부는 봄바람과 ‘썸’타는 여행

 

▲ 한적한 시골마을에 지나지 않았던 다랭이마을은 영화 ‘기봉이’ 등을 통해 유명세를 탄 뒤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바닷가 절벽에 다닥다닥 계단식으로 일구어 놓은 다랭이논이 수평선과 어울려 참 아름답다.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봄이다.

따스한 햇살에 여기저기 꽃망울 뽀얀 얼굴을 내밀며 봄소식이 마음까지 살랑이게 한다. 한적한 시골마을과 청명한 바람이 나부끼는 산길과 모습을 드러낸 들꽃은 상상만으로도 흥얼흥얼 콧노래가 절로 나게 한다.

봄기운을 가장 충만하게 만날 수 있는 곳이 경남 남해의 가천 다랭이마을이다. 이곳을 거닐며 봄의 향기를 느껴보자.

인근 시골마을에는 유럽의 봄을 만날 수 있다. 남해 ‘독일마을’이다. 이국적 모습의 유럽식 건물과 남해안의 잔잔한 바다가 만나 한 폭의 그림 같은 봄을 만날 수 있다.

 

 
 

 

● 다랭이마을 걸으면 봄기운 물씬

봄기운이 물씬 풍기는 4월.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펴고 가족과 함께 여행계획을 짜면서 대부분은 이런 생각을 한다. ‘비용이 많이 안 들고, 가족 전체가 즐길거리가 있는 곳, 무엇보다 잊지 못할 추억을 많이 쌓을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고 말이다.

이런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맞춤형 봄 여행지가 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까지 가진 남해 다랭이마을이다.

여기서 남해는 ‘남쪽바다’를 지칭하는 남해가 아니라 경남 ‘남해군’을 의미한다.

이곳은 연륙교로 연결됐지만 섬이다. 제주도·거제도·진도 다음으로 한국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이라고 한다.

여행객들에게는 ‘남해’하면 ‘다랭이마을’을 떠올릴 만큼 유명해졌지만, 충북 등 내륙지방 사람들에겐 아직도 다랭이마을의 이름은 조금 낯설다.

하지만 바닷가 절벽에 더덕더덕 붙은 마을에 층층 계단식 논이 바다까지 흐르는 이국적 풍광을 보면, ‘아 여기가 그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지금은 여느 유명 마을이 그러하듯 벽화가 담벼락과 지붕 위에 그려지고, 골목마다 친절한 간판이 세워졌으며, 나무데크로 이뤄진 산책로도 편리하게 조성됐다.

바닷가 마을이나 배 한 척 구경하기 힘들다. 마을 앞바다에 험한 바위가 많고, 파도도 높아 배를 댈만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이곳 사람들은 예부터 배로 고기를 잡는 대신 농사를 지으며 살아왔다. 그런데 농사지을 땅이 모자라게 되자 산으로 올라가 논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계단식 좁고 긴 ‘다랑이 논’이다. 원래는 ‘다랑이’가 표준어지만, 지역 사람들이 예부터 ‘다랭이마을’로 불러 지금까지 이렇게 불려진다.

다랭이마을을 지나는 ‘남해바래길’은 꼭 한 번 걸어봐야 할 길이다. 옛 다랭이마을 조상들이 지게를 지고 땔감과 곡식을 나르던 길이라고 해서 남해바래길의 1코스에는 ‘다랭이지게길’이라는 이름도 붙었다.

한쪽으로 남해의 아름다운 경치를 끼고 숲과 바다를 이어 걷는 길이다. 평산항부터 사촌해수욕장~몽돌해변~다랭이마을 등을 연결하는 코스는 16㎞에 달하니 하루에 다 걷기 보다는 1박2일이나 2박3일 계획을 생각해보는 것도 좋겠다.

바다에서 차곡차곡 108계단을 이루며 도로 턱밑까지 올라온 논은 그 가파름이 상상 이상이다. 마을길을 내려가 낭떠러지 절벽을 끼고 산책로를 따라 걸어보면 마을의 다랑이 논들이 올려다 보이는 절경을 만난다.

아래로는 아찔한 기암괴석으로 절벽이 뻗어있고, 옆으로는 다랑이 논이 눈부시다. 멀리 구불구불한 해안을 따라 이어진 작은 해변과 한려수도 청정해역의 푸른 바다까지 시원한 걸음걸음을 느낄 수 있다.

주차장에서 도로를 타고 100m 정도 가면 쉼터가 있는데, 관광객들이 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조성해 놓은 장소다. 그곳에서는 가장 좋은 각도로 다랭이마을을 담을 수 있다.

다랭이마을을 찾았다면, 이곳의 대표 먹거리도 즐겨보자. 바닷가 마을다운 신선한 횟감에 막걸리를 내놓는 것이 특이하다.

바닷가 갯바위까지 바다 구경 내려갔다가 마을 쪽으로 다시 올라오는 데 지친 몸에 시원한 막거리는 유기농 청량제다. 쭉 들이 키고 안주로 회 한 점 먹으면 남해섬의 신선이 따로 없다.

 

 ● 한국 속 유럽의 봄을 걸어보자

바닷가의 봄 걸음을 느꼈다면, 한국 속 유럽의 봄을 만끽해보자.

남해의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바다가 보이는 곳에 주황색 지붕을 올린 이국풍 집이 수십 채 보인다.

▲ 바다와 어울려 아름다운 풍광으로 유명한 다랭이마을. 바다와 연해있는 ‘남해바래길’을 걸으면 세상 근심이 말끔하게 사라진다.

시골에 웬 유럽동네냐고 고개를 갸우뚱 할 만한데 이곳은 진짜 독일인들과 재독교포들이 귀국해 사는 독일마을이다. 영화 국제마을 속 이역만리 독일 땅에서 광부와 간호사로 일한 ‘덕수’와 ‘영자’들이 사는 동네인 셈이다.

젊은 시절 가난한 조국을 떠나 이역만리 독일에서 광부와 간호사로 근무하다 귀국한 교포들이 마을을 꾸몄다.

남해 독일마을은 1960년대 광부와 간호사로 독일에 건너갔던 교포들이 그들의 독일인 가족과 함께 이주해 집단촌을 형성하면서 시작됐다. 남해군이 이곳을 정책적으로 조성, 지난 2003년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독일에서 직접 건축자재를 가져와 전통 독일양식으로 집을 지었다고 한다.

독일마을은 지난 2010년 뮌헨 옥토버페스트를 본뜬 맥주축제를 개최하며 더 유명해졌다. 매년 10월에 개최하는 맥주축제에 지난해의 경우 8만여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다. 독일마을 맥주축제는 경남도의 대표 축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 남해 독일마을은 독일풍의 주황색 지붕이 눈길을 끈다. 이 마을은 1960년대 독일에서 광부와 간호사로 일했던 이들이 인생의 황혼기에 귀국하여 이룬 촌락이다.

TV 예능프로그램에 소개된 것도 독일마을이 외지인에 친숙한 계기가 됐다. 최근에는 영화 파독 광부와 간호사로 활동한 인물이 주인공인 국제시장이 흥행하면서 관광객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다.

파독 광부나 간호사들이 고국에서 노후를 보내기 위한 곳이니만큼 주민들은 대부분 나이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마을은 조용하고 쾌적한 분위기였으나 주민들 일부가 생활비를 보충하기 위해 민박을 시작하면서 마을 분위기가 서서히 바뀌고 있다.

언덕 위에 올라보면 새로운 건물을 짓는 공사가 한창이다. 대부분 커피숍이나 펜션 등을 짓는 공사다.

그런데 커피숍과 펜션이 있는 곳은 독일마을에 속한 지역이 아니라고 한다. 독일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상대로 한 이런 시설들도 최근 들어 급격히 늘고 있다.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고, 한편으로는 아쉽다.

독일마을은 언덕 위에 위치하고 있다. 언덕 위쪽에서 바라본 전경은 ‘아름답다’라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주황색 지붕의 예쁜 집들이 잔잔한 물결의 쪽빛 남해안과 어우러져 그림 그 자체다. 가천 다랭이마을이 천연염료로 그린 ‘산수화’를 떠올리게 한다면 이곳은 유채물감으로 그린 ‘풍경화’를 떠올리게 한다.

 

독일마을 맨 위쪽 독일광장의 파독전시관도 꼭 한 번 들러보자.

지난해 6월 문을 연 이곳은 예전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삶과 역사적 현실 등을 걸음걸음 마다 느낄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해 놓았다. 독일로 떠난 젊은이들을 주제로 한 영상물도 상영된다. 월요일에는 휴관이다.

멀리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가 마주 보고 선 물건항도 내려 다 볼 수 있다. 인근의 은점마을에는 폐교를 개조해 만든 해오름예술촌이 있다. 촌장이 직접 수집한 공예품과 골동품 등 2만여점이 전시돼 있다. 새벽녘 정면의 물건바다에서 떠오르는 일출 또한 가슴 속 깊이 숨겨져 있던 감동을 끌어내기 충분하다.

▲ 이국적 정취를 자아내는 독일마을.

여행정보

● 관련 홈페이지

▷다랭이마을(http://darangyi.go2vil.org)

▷남해군 문화관광 홈페이지(http://tour.namhae.go.kr/02theme/07_01.asp)

▷남해 바래길 사무국 카페(http://cafe.daum.net/baraeroad)

 

● 가천다랭이마을 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진교IC-남해대교-남해읍-남면 해안도로-가천마을

▷남해고속도로 사천IC-창선·삼천포대교-미조면-상주해수욕장-가천

 

● 독일마을 가는길

▷남해고속도로 진교IC→남해대교→남해읍→상주해수욕장→미조면

 

● 동양일보 4월 길여행

11일 오전 7시 동양일보(청주시 청원구 율량동) 앞 출발. 참가비 3만8000원(버스비, 김밥·떡·생수), 중식은 포함 되지 않음. 신청·문의는 동양일보 문화기획단(☏043-211-0001~2)이나 동양일보 길 여행 홈페이지(http://cafe.daum.net/dy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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