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들 경선 불사 의사 밝힌 것으로 전해져
(동양일보 김재옥 기자)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이하 충북한적)가 10일 오전 예정된 상임위원회에서 차기 회장을 추대 영입하지 않고 경선으로 선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자 순수 봉사단체로서의 신뢰성과 도덕성에 거센 후폭풍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여진다.
충북한적은 지난달 28일 상임위원회를 열고 14명의 상임위원중 7표를 얻은 성영용 현회장을 29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유응종 대한적십자사 전국대의원은 6표를 얻어 1표차로 패했다. 그러나 대한적십자사가 성 회장이 출석 대의원의 과반인 8표를 얻지 못했다며 다시 선출할 것을 통보해 와 이날 상임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사상 초유의 재선출 사태가 빚어지자 충북한적 안팎에서는 경선이 아닌 덕망있는 인물을 추대해 헝클어진 봉사단체 이미지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그럼에도 지난 경선에서 맞붙었던 성 회장과 유 대의원이 막판까지 회장 출마 뜻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충북한적이 되돌릴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충북한적은 3년전에도 그동안의 추대 관행을 깨고 경선을 주장한 성 회장을 회장으로 선출하면서 충북도와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오며 적십자비 모금에 차질을 빚는 등 내부갈등을 보여왔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봉사단체로서의 순수한 정신이 훼손되고 정치집단으로 변질돼 가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따라서 충북한적 안팎에서는 이를 계기로 지역의 덕망있는 인물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하는 것이야말로 실추된 신뢰성과 순수성을 회복하는 길인데도 성 회장과 유 대의원이 또 다시 경선하겠다고 나서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회원은 “솔직히 말해 둘 다 자격이 없다고 본다. 만약 경선으로 이들 중 한 사람을 다시 회장으로 선출한다면 충북한적엔 희망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상임위원은 “추대로 차기회장을 영입하는 게 충북한적이 가야 할 길인데도 상임위원 일부가 성회장과 유 대의원에 붙어 이들의 눈을 가리고 충북한적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다”고 질타한 뒤 “추대가 되지 않는다면 상임위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