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2주 만에 폭락… 한국 GDP의 5배 규모 전세계 과반 주가지수 전고점 대비 20% 넘게 하락

(동양일보)중국 위안화 절하에 국제유가 급락이 겹치면서 올들어 불과 2주 만에 전 세계 증시에서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5배에 달하는 금액이 사라졌다.

새해 벽두부터 연이은 폭락에 전 세계 증시가 ‘베어마켓(대세 약세장)’에 진입하면서 중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 세계 증시 시가총액은 작년말 64조5656억 달러에서 지난 15일 57조6281억 달러로 추락해 무려 10.7%인 6조9365억 달러가 증발했다.

올들어 전 세계 증시에서 증발한 액수는 한국의 2014년 국내총생산(GDP) 1조4103억달러의 4.9배에 달한다.

중국의 시가총액이 작년말 7조919억 달러에서 5조 5451억 달러로 21.8% 줄어 가장 감소폭이 컸다.

남아프리카공화국(-16.29%), 러시아(-15.89%), 사우디아라비아(-15.27%), 아르헨티나(-14.91%), 호주(-13.77%), 노르웨이(-11.53%) 등 신흥국과 산유국 증시 시가총액이 직격탄을 맞았다.

국제유가는 올들어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0.47%, 브렌트유는 22.37% 각각 떨어졌다.

전 세계 400대 부자의 재산은 올들어 3050억 달러(약 370조원) 줄었다. 아마존닷컴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제프 베조스는 89억 달러를 잃어 가장 손실이 컸다.

세계 최고 부자로 꼽히는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는 68억 달러, 중국 최대 부호 왕젠린(王健林·61) 완다(萬達)그룹 회장은 64억 달러를 잃어 그 뒤를 이었다.

새해 들어 중국을 진앙지로 한 주가 폭락에 전 세계 증시 과반이 베어마켓에 진입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45개국 증시 중 전고점 대비 20% 넘게 하락한 곳은 절반을 넘었다.

베어마켓 진입은 기술적으로 주가지수가 최소 2개월에 걸쳐 전고점 대비 20% 넘게 하락했을 때 선언되며, 개인투자자에게는 ‘매도’ 신호가 돼 작년 여름 중국 증시 폭락 당시 때처럼 주가가 추가로 폭락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상하이종합지수는 12월 고점 대비 20.5% 떨어져 15일 베어마켓에 진입했다. 같은 날 범유럽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도 작년 4월 고점대비 20% 이상 하락해 베어마켓에 들어섰다. 스톡스유럽600지수는 1987년 지수 집계 시작 이후, S&P500지수는 2009년 이후 최악의 연초를 맞이하고 있다.

글로벌 상장기업들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실적전망치 하향조정은 2009년 이후 최대를 기록하고 있어 증시 폭락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높이고 있다.

블룸버그는 올 들어 주식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210억 달러에 그쳐 중국 증시가 폭락했던 작년 8월의 350억 달러, 유럽 부채위기가 한참이었던 2011년 8월의 900억 달러에 못 미치기 때문에, 자금 유출이 더 가속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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