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원로 국악인 강선자 무용인

 

(동양일보 김재옥 기자)국악무용인생 43년, 인생의 절반 이상을 무용인으로 살아온 강선자(73·청주시 상당구 석교동·사진) 씨의 변하지 않는 꿈은 ‘기품과 감동 있는 춤사위로 관객들을 만나는 것’ 단 하나다.

전국무용국악예술대회 대상 등 국내 최고의 국악무용경연대회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프랑스 파리와 베트남 호치민 등 세계 각국 최고의 무대에 섰지만 춤이 한없이 좋아 국악무용을 시작했던 그 첫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충북 원로 국악인의 대열에 선 그의 유일한 바람이다.

지금으로부터 43년 전, 친구가 다니는 국악원을 찾은 것이 계기가 되어 장구와 춤, 소리, 가야금 등을 모두 섭렵했지만 그를 제일 설레게 했던 것은 단연 춤이었다.

청주농악에서 상장구를 칠 만큼 국악기 연주 실력도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춤을 출 때 가장 큰 행복을 느껴 서울과 대전 등 전국 각지를 오가며 무용 대가들의 사사를 받았다.

30대 초반, 다른 무용인에 비해 시작이 늦었지만 그는 쉬지 않고 춤췄다. 진정성과 품위 있는 춤사위를 선사하기 위해 춤과 국악 모두 열정을 다해 공부했다. 무엇보다 바른 춤을 추기 위해 스스로의 삶도 정갈하게 꾸리기 위해 노력했다.

“오롯이 국악무용인으로 살기 위해 모든 생활을 춤에 맞춰 살았어요. 춤도 생활의 반영이어서 반듯한 삶을 꾸리는 것이 무용인생의 기본이라고 여기며 살았어요. 덕분에 오롯이 춤 하나만 보고 살 수 있었습니다.”

강씨는 가슴이 뜨거운 예술인이다. 자신이 춤과 국악을 통해 위로받았던 것처럼 춤을 통한 나눔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예술나눔을 통해 사랑을 실천하는 (사)한강문화복지회 단원으로 충북뿐만 아니라 전국을 누비며 기품 있는 춤사위로 감동을 전하고 있다.

또한 복지관이나 시·군 지역 행사, 사회복지시설 공연 등 자신의 소리가 위로가 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는다. 청주 중앙공원에서만 300차례가 넘는 공연을 벌일 정도다. 그는 자신의 춤사위로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는 것이 무용인의 숙명으로 여긴다.

“춤이 삶의 유일한 위로고 희망이었던 외롭고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제가 춤으로 위로받았던 것처럼 많은 분들을 정갈한 춤사위로 보듬고 싶어 특히 예술 나눔 공연에 마음을 다했습니다. 무대에서 내려온 제 손을 꼭 잡고 ‘정말 좋았다’고 말씀해 주신 관객들의 뜨거운 마음을 잊지 못합니다.”

올해 나이 일흔 셋, 고희를 훌쩍 넘긴 나이지만 분장을 하고 무대 의상으로 갈아입으면 무용을 처음 시작하던 30대가 된다는 강선자 국악무용인. 그는 오는 9월 자신의 국악무용 인생의 쉼표를 찍은 개인 발표회를 준비하고 있다. 20여년간 괴산국악협회와 강선자 무용연구소에서 길러낸 제자들과 함께하는 공연을 기점으로 새로운 춤 인생을 시작하고 싶어서다.

강씨는 1944년 서울 출생으로 전국무용 국악예술대회 전통 도살풀이 대상과 대전국악경연대회 민요부 금상 등을 수상하고 지방향토민요예술기악 장고 기능자 인증을 받았다. 프랑스 파리 레종드 메딸로 극장과 베트남 호치민시 우호교류 초청공연 등 국내·외에서 수백회 공연을 벌였다.

▶글·사진 김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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