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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에 서서 / 김홍균이 만난 사람 - 강종구 바이오톡스텍 회장
이 길에 서서 / 김홍균이 만난 사람 - 강종구 바이오톡스텍 회장
  • 김홍균
  • 승인 2018.10.23 1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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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고의 ‘비임상시험기관’은 대학 컨테이너 시험실서 탄생했다

신물질 검증 국내 1위 ‘벤처신화’… 지방대학 교수 최초로 코스닥 등록

임상시험·신약 개발까지 수행하는 글로벌 토털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



1994년 7월 충북대학교. 30대 후반의 젊은 교수와 서너 명의 학생들이 삽으로 농대 건물 뒤편 공터 언덕을 깎고 있었다. 주위의 곱지 않은 시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삽질은 며칠 계속됐고, 어느 날 6평 남짓한 컨테이너 한 동이 들어섰다.

1989년 충북대학교에 수의학과가 신설되면서 이듬해 35살 젊은 나이에 수의학과 교수로 부임한 강종구(63) 바이오톡스텍 회장이 실험실로 사용하기 위해 마련한 공간이었다.

“신설학과임을 고려하더라도 명색이 국립대학인데 한 평의 실험공간도 없는 겁니다. 하는 수 없이 컨테이너를 마련해서 실험과 연구를 시작했지요.”

이렇게 한국 최초의 비임상시험수탁기관(CRO·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은 캠퍼스 내 허름한 컨테이너에서 탄생했다.

서울대 수의대와 대학원을 마치고 일본의 유명 독성시험 기관인 ‘하이폭스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도쿄대 수의 병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충북대 수의학과 교수로 부임한 그는 낡고 비좁은 컨테이너에서 전공분야인 신물질에 관한 독성시험 연구에 매진했다.

연구와 임상시험 실적이 쌓이면서 컨테이너는 15개 동으로 늘었고, 외국에서도 인정받는 기술력을 확보하면서 벤처기업 ‘바이오톡스텍’은 필연적으로 탄생하게 된다.

1997년 IMF 외환위기로 벤처기업을 적극 육성하는 정책이 펼쳐졌고, 국립대 교수도 창업 할 수 있는 ‘벤처특별법’이 만들어지면서 컨테이너 실험실은 민간 최초의 신물질의 독성과 효능을 평가하는 국내 최고의 비임상전문기업으로 탈바꿈 한다.

바이오톡스텍은 의약품과 미용, 화학물질, 건강식품을 만들 때 인체와 환경에 끼치는 안전성과 효과를 판별하는 회사다. 즉 모든 물질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연구를 대행해주는 연구개발서비스업체이다.

신약이 나오기까지 평균 14년 7개월이 걸리고, 비용은 8억8000만 달러(1조원)이 들어간다고 한다. 신약을 개발하는데 독성검사는 필수적이고, 안전성이 검증돼야 시판도 가능하게 된다.

2000년 8월 벤처기업으로 창업된 바이오톡스텍은 한 해 동안 1500건이 넘는 시험실적을 기록하면서 2002년 국내에서 유일하게 22개 전 항목 우수 비임상시험기준(GLP)을 인정받는 등 성장을 거듭해 2007년에는 자본시장의 꽃이라는 코스닥에 상장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바이오톡스텍이 GLP를 인증 받게 되면서 국내 바이오산업은 성장 동력을 얻게 된다. GLP 인증은 OECD 국가 간에 별도의 시험검증을 거치지 않고도 해당 시험이 인정돼 국내 신약 개발과 바이오제품 수출도 활기를 띠게 됐다.

2000년 이전까지만 해도 국내 CRO 산업은 정부 출연기관인 한국화학연구원이 독점해왔지만, 규모는 미미 했다. 그러나 바이오톡스텍이 코스닥에 상장되면서 CRO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제약사들과의 협업을 통한 신약 개발도 활기를 띠게 됐다. 국내 CRO 산업은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는 바이오톡스텍이 선도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산업 발전을 10년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강 회장의 도전은 멈추지 않고 있다.

2013년 세종벤처파트너스라는 엔젤투자사를 차려 1000억원을 운용해 신생 벤처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2017년에는 바이오믹스의 지분 40%를 인수해 건강기능식품시장에 진출했고, 올해는 넥셀과 제휴해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에 나서면서 기초연구-비임상시험-생체분석에 이어 임상시험과 자체 신약 개발까지 수행하는 글로벌 토털 CRO로 도약할 기반을 구축했다.

충북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벤처신화’를 이룬 강 회장을 만나기 위해 찾아간 오창산업단지에 있는 바이오톡스텍은 6000여 평 부지에 ㄷ자 형태로 자리 잡은 3채의 연구동이 인상적이었다.



- 교수가 벤처기업을 창업하고, 코스닥에 상장까지 했다니 놀랍습니다.

“솔직히 이렇게 될 줄을 몰랐죠. 실험 공간이 없어 컨테이너에서 학생들과 밤새 연구하고 고민했던 게 바로 엊그제 같은데 직원 200명(석·박사 60명)이 넘는 국내 최고의 독성시험기관으로 성장했네요. 바이오 기업들이 창업에서 상장할 때까지 평균 14년이 걸린다고 하는데 7년 만에 해낸 것도 뿌듯하고요.”

- 대학교수가 창업을 해 상장시킨 사례가 있습니까?

“바이오분야에서 지방대학 교수로서는 제가 최초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일이죠. 아무리 효능이 좋아도 안전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잖아요. 하나의 물질이 안전한지를 알기 위해서는 적어도 1040가지 정도의 안전성 시험을 해야 합니다. 제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이런 분야를 공부하고 회사를 만든 것은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었고,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킨다는 사명감 때문이죠"

- CRO 산업에 뛰어든 특별한 계기는?

“2000년 우리 회사가 창업하기 이전에는 신약개발에 대한 안전성과 위험성을 시험·평가하는 민간 기업이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바이오 업체들이 미국이나 일본 등에서 비임상시험을 해야 했지만, 중요 기술들이 유출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죠.”

- 일본에서 독성연구를 하셨지요?

“대학 은사인 이영순 교수께서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려면 신약개발을 해야 되는데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효능과 안전성 평가를 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일본 유학을 적극 추천해주셨지요. 독성시험기관으로 유명한 일본 ‘하이폭스연구소’에서 1년 반 동안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기술을 습득했는데 그때 우리나라 기술이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는 현실을 목격하고 귀국해서 이 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게 됐습니다.”

- 상장 기업의 CEO로도 바쁘실 텐데 강의도 하시나요?

“주 2회 나가고 있습니다. 저도 여러 가지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1997년도에 벤처특별법에 의해서 국공립대학 교수도 창업이 가능하게 돼 창업을 했지만, 양쪽 모두 소홀해질 수 있다는 걱정도 있었지요. 하지만 대학에서 연구하고 시험한 자료는 바로 기술력으로 이어지고 학생들에게는 사업현장에서의 경험을 생생하게 알려줄 수 있어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하는 일은 연구보고서이면서 저희 회사의 상품은 연구개발서비스입니다. 겸직을 허락해준 학교에도 감사 하구요.”

- 컨테이너 한 동으로 출발해 한국의 대표적인 안정성시험 수행회사를 만드셨는데 오창으로는 어떻게 오게 됐나요.

“2003년도 1월1일부터는 비 임상시험기준(GLP)기관에서 생산된 자료 아니면 인정을 못 받게 됐습니다. 무슨 얘기냐면 그동안 충북대학 컨테이너에서 실시한 시험자료는 이때부터 쓸모가 없어지게 된 거죠. 그래서 어느 정도규모의 시설과 인프라가 필요해진 겁니다. 2000년 창업 2년 만에 오창과학산업단지에 연구·실험실을 갖춘 지금의 본사 건물을 마련했습니다."

- 제법 큰 규모의 건물을 마련했는데 자금력은 충분했나요.

“어려움이 많았죠. 첨단연구소가 없으면 그냥 망하는 상황이었는데 당시 조흥은행(현 신한은행)에서 69억원을 대출받아 건물을 신축했지만, 8%의 이자와 3년 거치 5년 상환 조건은 경영 압박이 됐습니다. 집을 담보로 2억원을 차입해 직원들의 월급을 해결하기도 했지요."

- 가족들도 고생이 많았겠네요.

“서울대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바이톡스텍 기획실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큰아들이 대학생 때이고, 대학병원 의사로 있는 작은아들이 고등학교 1학년 때라 교사출신 아내가 공장을 다니면서 생활비를 마련했을 만큼 어려웠어요."

-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궁금합니다.

“캄캄한 터널은 끝이 보이질 않았어요. 어느 날 밤 대청댐에서 소주를 마시고 세상을 떠날 생각을 했는데 가족과 직원들 얼굴이 떠오르는 거예요. 다시 시작하자고 다짐하며 집에 돌아오는 길에 처음 보는 포장마차에 들렀는데 주인아주머니의 뜻밖의 말에 용기를 냈죠. '남편도 크게 사업을 했고 집에 일하는 사람을 두 명씩이나 데리고 있을 만큼 잘 나갔지만, 사업이 갑자기 망하면서 누워 있는 남편을 대신해 포장마차 일을 하게 됐다'면서 내 사정 이야기를 듣더니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고 한 말이 지금도 잊히지 않네요."

- 은행 대출금은 어떻게 됐나요.

“2006년인가요, 조흥은행이 신한은행에 합병이 됐는데 상환 기간을 3년 연장해주는 바람에 숨통이 트였어요. 그러고 나서 조금씩 실적이 좋아지면서 일본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죠. 지금은 500여 건을 받다 보니까 전체매출의 30%까지 차지하고 있지요. 당시 남은 대출금 50억원은 산업은행이 이자 1.5%로 대납 해주는 바람에 회사의 재무구조가 탄탄해지면서 상장까지 하게 됐지요."

2007년 코스닥에 상장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한 바이오톡스텍은 1년 만에 전 세계 금융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미국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Lehman Brothers)'가 파산되면서 또 한 번의 시련을 맞게 된다.

“코스닥에 상장되는 기쁨도 잠시였죠. 2008년 9월 리먼 브라더스 사건이 터지면서 한국의 주가는 반 토막이 나고 주식을 스와프(회사끼리 주식 교환)한 일본 제휴사까지 상장 폐지되면서 주식은 휴지조각 됐고, 20억원의 손실을 입었어요. 회사가 어려워지니까 기업사냥꾼들의 표적이 되기도 했지만, 그래도 연구 인력과 시설 투자 확대를 멈추지 않았지요.”

강 회장은 일본에서 구축한 연구네트워크를 활용해 2011년 글로벌 기업인 일본 '스미토모화학'과 합작해 분석전문회사(SBB)를 차렸는데 51%의 지분과 경영권을 확보했다.  “회사의 매출은 일본 30%, 유럽 10%인데 요구 조건이 상당히 까다로운 편이죠. 연구개발(R&D)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다 보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임상시험기준(GLP) 사찰과 미국 식품의약청(FDA) GLP 사찰을 성공리에 마칠 수 있었지요. 2014년 신종플루가 유행할 때나 2015년 백수오 사태 때도 우리 회사에서 검증했어요.”  

- 신종플루와 백수오 사태라면?

“우리가 제약기업에 도우미 역할을 하는 기업인데 신종플루가 한창 유행하던 2014년 가을 백신 확보에 비상이 걸렸었죠. 때마침 국내제약사에서 신종플루 백신 개발을 서둘러 제때 공급하면서 큰 혼란이 수습됐는데 우리 회사에서 신속하게 백신 독성검사를 함으로써 국민에게 아주 빠르게 보급할 수가 있었거든요. AI 백신과 메르스백신도 저희가 안전성 평가를 했고, 가짜 백수오 논란 때도 독성 검증 연구기관으로 선정됐습니다. 이밖에 유전자 변형한 옥수수나 가짜 분유도 검증을 맡아 국민 불안을 빠르게 해소 했습니다.”

- 정부출연기관이 버티고 있는데 민간 기업으로서 어려움은 없는지요.

“정부출연기관인 화학연구원 부설 안전성평가원이 우리와 똑같은 일을 하고 있어요. 2000년 이전만 해도 CRO 산업을 이끌 기업이 없었기 때문에 정부기관이 필요했다고 봐요. 그러나 지금은 아니죠. 기술력으로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기업이 CRO 산업을 이끌고 상황에선 굳이 정부기관이 필요 없다고 봐요. 선진국은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비임상시험과 임상시험을 다하는 민간업체들도 많아요. 정부출연기관이 우리 민간하고 똑같이 가격경쟁을 하면 안 되는 거죠. 경제민주화에도 어긋나는 거예요.”

- 좌우명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자이고요, 0.1%의 확률에도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낙오된다는 것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또 견선여갈 見善如渴(착한 일을 보기를 마치 목마른 것같이 하라)을 마음에 새기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 어떤 회사로 키우고 싶으신가요.

“비임상시험을 하는 기업이잖아요. 여기에 임상시험과 약물분석까지 바이오산업 전체를 담당할 수 있는 토털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고,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국민기업으로 키우고 싶습니다.

KTB투자증권은 이 회사의 매출이 지난해 260억원에 이어 올해 430억원, 내년 860억원, 내후년 1350억원으로 급성장세가 기대된다는 전망을 내놨다.  

글·김홍균 동양일보 이사 / 충청의약뉴스 편집인 

■ 강종구 회장은… 
⁎1955년 서울 출생 
⁎1983~1990년 서울대 수의학과졸업, 동 대학원(석사), 
동경대 수의병리학교실(박사) 
⁎1990년~ 충북대 수의학과 교수 
⁎1994년 미국콜로라도주립대 방문교수 
⁎1998년~ 식품의약룸안전처 중앙약사심의위원 
⁎2000년~ ㈜바이오톡스텍 회장 
⁎2004년 충북대 수의대학장, 한국수의과대학장협의회장 
⁎2006년 한국독성학회 부회장 
⁎2009년 한국실헙동물학회장 
⁎2011년~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 
⁎2012년 대한수의학회장 
⁎2014년~ 충북과학기술포럼 회장 
⁎2017년~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 
⁎2017년 사)대한수의학회 이사장 
⁎국내외 신약연구 및 독성관련 학술논문 300여편 
⁎독성시험 관련보고서 1만여편 
* 수상 : 국무총리상(2003), 보건복지부장관상(2006), 
보건산업진흥대상(2012),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2013), 과학기술훈장 도약장(2014), 
자랑스런 서울대 수의대인상(2014) 
* 이메일 : jkkang@biotoxtec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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