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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에서서 / 김홍균이 만난 사람 - 최석순 세명대 교수
이 길에서서 / 김홍균이 만난 사람 - 최석순 세명대 교수
  • 동양일보
  • 승인 2019.02.12 2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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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는 ‘황기줄기’ 활용 중금속 없애는 ‘환경지킴이’로 우뚝
 

 

국내 최초 약초 부산물로 수중水中오염 제거 제품 개발… 경제성 제고에 환경문제까지 해결

산업현장 활용하면 획기적 수요 창출 기대… “해외로 기술 전파 물 걱정없는 지구촌 만들 것”


한약재와 식품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는 ‘황기’가 중금속을 퇴치하는 환경지킴이로 다시 태어났다.

황기를 수중水中의 중금속 오염을 제거하는 제품으로 탈바꿈 시킨 주인공은 충북 제천시에 위치한 세명대 최석순 교수(55·바이오환경공학과)이다.

최 교수가 개발한 약초를 활용한 중금속 처리 기술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국내 최초일 뿐만 아니라 황기의 부산물인 줄기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이 기술은 폐기물로 버려지는 자원을 재활용함으로써 기존의 중금속 처리 기술보다 더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특허 출원된 이 기술은 중금속 처리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활성탄보다 3~4배 더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어 경제성을 높이고 환경문제까지 해결해 두 마리 토끼를 잡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황기와 감초 줄기로 만든 ‘바이오차’로 수중에 함유된 고농도 납과 구리, 철 등을 처리할 때 중금속 오염물질 제거율이 98% 이상으로 높은 효율을 보이고 있다.

‘바이오차’는 바이오매스와 숯의 합성어로 나무나 식물 같은 유기물을 산소가 없는 상태로 열분해하여 만든 일종의 숯이다.

황기는 뿌리만 약용과 식품으로 사용되어 왔지만 부산물로 버려져 온 줄기가 최 교수에 의해 중금속을 제거하는 제품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제천에서 생산되는 황기는 전국 생산량의 35%, 유통량의 80%를 차지하고 있어 제천이 가장 자랑하는 약초이다.

20여 년간 중금속 연구에 매진해온 그는 2001년 세명대 교수로 부임해 오면서 약초의 고장 제천과 인연을 맺었다.

그동안 버려져왔던 황기줄기를 환경지킴이로 ‘재탄생’ 시킨 최 교수를 세명대 이공학관 연구실에서 만났다.

―수많은 재료 중에 어떻게 황기줄기를 선택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알려진 대로 제천은 황기 등 약재 생산지로 유명하지요. 세명대에 부임한 이후로 제천의 약초식물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황기생산지를 갔더니 뿌리만 약재와 식품으로 사용되고 몸체인 줄기는 밭에 다 버려지더라고요. 지난해 대학산학협력단이 충북도와 제천시의 지원을 받아 황기줄기를 본격적으로 연구 하게 됐습니다.”

―버려지는 식물을 실험 대상으로 결정하는 게 쉽지는 않았을 텐데요.

“그동안 약초 부산물을 이용한 중금속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황기와 감초를 가지고 실험 해봤는데 황기의 효율이 조금 더 좋더라고요. 현재 황기는 전국에서 491t이, 감초는 338t이 생산되고 있지만, 뿌리 이외의 줄기가 대부분 버려지는 것을 보고 재활용 할 방법을 고민해오다 이번에 의외의 좋은 성과를 얻게 됐습니다.”

―성과라면.

“중금속 처리에는 일반적으로 활성탄을 사용합니다. 기존의 활성탄과 비교하여 생산 비용을 30% 이상 낮추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구리의 경우에는 10배 정도의 중금속 제거 능력을 나타내고 있어 슈퍼급이라고 할 수 있죠.”

―이번 연구는 국내 최초라고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 바이오차와 관련된 연구 논문이 많이 발표되었지만, 황기줄기 등 약초 부산물을 이용한 연구는 처음입니다.”

―수중의 중금속을 제거하는 원리가 궁금합니다.

“약재 부산물을 이용해 만들어진 생물흡착제(황기·감초 줄기 바이오차)를 물속에 넣어 구리와 납, 철을 흡착시켜 제거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껌이 모든 물질에 잘 달라붙는 원리지요.”

―기존의 중금속 정화기술에는 부작용이나 문제점은 없었나요.

“기존의 중금속 처리방법은 고가의 설치비와 운전비가 소요되는데다 폐기물이 발생하는 등 2차 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어요. 활성탄도 중국에서 수입을 하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런데 약초 부산물은 천연물 소재이기 때문에 경제성이나 환경문제를 동시에 해결 할 수 있는 많은 장점이 있지요.”

―황기줄기와 활성탄을 수치로 비교한다면.

“물속에 함유된 100mg/L, 200mg/L의 구리는 황기줄기를 사용하였을 때 15분 만에 각각 100%와 98%의 매우 높은 제거 효율을 나타냅니다. 같은 기준으로 활성탄은 120분이 경과되어도 각각 22%와 10%의 매우 낮은 제거 능력을 보였습니다.”

―황기 이외의 식물도 가능성이 있습니까.

“국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약초의 부산물을 이용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인삼도 뿌리만 사용하고 있는데 버려지는 인삼 줄기 등 많은 약초 식물도 연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속 중금속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도 활용할 수 있을까요?

“물론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아직까지 폐탄광 지역이라든지 중금속으로 오염된 사각지대가 많이 있잖아요. 황기줄기의 성과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보고요. 수많은 약초 부산물을 이용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된다면 저비용으로 여러 분야에 활용 할 수 있다고 판단됩니다. 중금속이 나오는 물질들은 전자제품의 조립과정에서 많이 쓰이므로 산업체에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열려 있습니다.”

―이번에 개발한 제품을 특허 출원했는데 상용화할 계획은.

“특허는 아이디어가 좋은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최초의 산물입니다. 이번 약재 부산물을 이용한 중금속 제거 기초실험에 6개월이 소요되었습니다. 그러나 중금속 제거용 수처리제로서 실제적인 상용화가 이루어지려면, 각종 테스트와 여러 가지 실험(온도, 혼합 중금속 농도, 다른 오염물질과의 상호 작용)을 고려할 때, 최소 3년에서 5년 동안의 꾸준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초미세먼지가 연일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미세먼지 속 중금속에는 적용이 안 되는지요.

“글쎄요. 환경 분야는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습니다. 미세먼지도 마찬가지입니다. 미세먼지의 원인은 아주 다양합니다. 황사와 같은 자연 재해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석탄과 석유 같은 화석연료를 태울 때와 자동차의 매연가스 등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을 원인으로 들 수 있습니다. 미세먼지 속에는 금속이나 황산염, 매연 등의 유해물질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를 제거할 수 있는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합니다.”

―중금속은 생활환경 속에서도 일상적으로 노출되고 있지요.

“우리가 중금속에서 완전하게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중금속과 밀접하게 생활하고 있다고 할 수 있죠. 중금속이 처음 체내에 들어왔을 때는 모릅니다. 점점 쌓이면서 발암성으로 인해 각종 질병으로 발전 할 수 있다는 연구보고가 있습니다. 중금속은 체내에 잔류되는 성질이 있어서 바다 생태계 먹이 피라미드의 상위 계층일수록 그 양이 농축되어 증가합니다. 따라서 참치 등 먹이 피라미드의 최상위 계층 수산물을 먹는 인간에게는 중금속의 각종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겁니다.”

―중금속의 위험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데요. 그렇다면 어디서 많이 배출됩니까.

“구리와 납 등을 예를 들어보죠. 구리는 광산이나 도금을 취급하는 업체, 전자업체에서 고농도로 배출되고요. 납은 파이프나 총탄을 제조할 때 페인트를 만들 때 많이 만들어지고 있죠. 특히 광산이나 공장 등에서 발생하는 산업폐기물로 인해 오염된 하천이나 땅에서 얻은 농수산물은 인체에 유해한 농도의 중금속이 함유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토양이나 하천의 오염물질은 최종적으로 바다에 모이게 되므로 수산물의 중금속 함량은 농산물의 함량보다 높게 나타납니다.”

―말씀을 듣다보니 이번에 개발된 황기줄기의 효용성이 대단한 것 같은데 ‘바이오차’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클 것 같습니다. 제천 생활은 어떻습니까?

“2001년에 세명대에 부임했으니까 20년이 다 되어 갑니다. 제천사람 다되었죠. 중3생인 막내아들도 제천에서 얻었고, 큰아들(군복무중)과 아내(박연희· 50)도 만족하고 있습니다. 우수한 약재와 농산물이 자라는 최적의 자연 환경을 갖추고 있는 곳이라 연구에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학교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업무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연구개발비를 지원하고 있는 정부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과제의 결실(제품제조 등)은 단시간 내에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우리나라는 적은 연구비와 짧은 연구 기간에 시제품, 특허 등의 결과물들을 요구하는 것 같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며, 특히 지금의 환경 분야에서는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따라서 지속적인 연구비 지원과 이에 대한 관심이 필요할 시기입니다.”

―오늘날 대학의 모습은 인문학의 위기와 함께 이공계 기피 현상으로 기초학문의 붕괴 위기에 놓여 있다고 합니다. 현장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현재 공대 분야가 비교적 취업이 잘 되고 있음에도, 학생들의 선호도는 제가 대학교 다닐 때 보다는 많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분위기와 이에 대한 보상이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습니다. 이공계의 많은 학생들이 의학과 약학계열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방학도 없이 매일 늦은 밤까지 실험에 몰두하는 석·박사 과정 학생들에게 경제적 지원과 연구 분야 종사자들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혜택이 필요합니다. 좋은 연구 성과와 상용화 할 수 있는 결과물을 얻으려면 획기적인 지원책으로 많은 연구 인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소망하고 있는 일이 있으신가요.

“다양한 천연물소재를 대상으로 연구를 이어간 끝에 이번에 약초 부산물을 활용한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이 연구가 좀 더 활발하게 지속되어 산업현장에 적용된다면 중금속 처리 시장에서 획기적인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이 기술을 통해 식수가 부족한 아프리카나 동아시아 지역에 오염되지 않은 물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를 희망합니다.”

최 교수의 바람처럼 지구촌 모든 사람들이 중금속 걱정 없이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마시는 그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매주 수요일 게재


■ 동양일보 이사 / 충청의약뉴스 편집인


■ 최석순 교수는…
*1963년 서울출생
*1990~91년동양화학중앙연구소연구원
*1992~93년일본 국립생명공학공업기술연구소연구원
*1999년 서울대 대학원 공학박사(환경공학)
*2001년~ 세명대 바이오환경공학과 교수
*2006~15년 대한환경공학회 이사
*2009~ 한국공업화학회환경에너지분과위원장
*2010~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기술검증심의위원
*2011~13년세명대 바이오환경공학과 학과장
*2015~16년 포항공대 방문교수
*2018~ 세명대 차세대친환경소재에너지연구소장
*2018~ 충북도건설기술심의위원


*수상
세계인명사전등재2회, 대한환경공학회 발표논문상 2회(2004~05), 한국공업화학회 우수논문상6회(2004~17), 6회 대한민국사회봉사대상 교육대상(2013), 대주산학연협력상(2017)

*저서
<화학 및환경 공정 계산> <바이오필터 입문과 응용> <유해폐기물처리> <최신환경학개론>

*특허등록
△쓰레기침출수의 악취제거방법 △수중의 인을제거하는 흡착제 및제거방법 △황기를 이용한 수중의중금속제거제품

*이메일: sschoi@semy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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