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르
유황나무

(동양일보) 중동에 위치한 오만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은 아시아 축구 강국이면서 열사의 나라, 이슬람 국가 정도로만 알고 있을 것이다.

오만은 아리비안 나이트 주인공인 신밧드의 고향으로 알면 알수록 참 흥미롭고 신비로운 국가다.

예로부터 아리비아 만과 걸프 만을 연결하는 지정학적 위치에 있어 해양 무역이 발달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서양 열강들과의 충돌은 불가피했고, 잦은 전쟁을 치뤄야 했다. 그 때 등장한 시대적 산물이 오만의 상징인 칸자르다.

칸자르는 나라를 지키려는 오만 남성들의 결연한 의지와 용감함을 단검으로 표현한 것으로 국기, 국장, 화폐에 모두 등장한다. 그 만큼 칸자르가 주는 국가적 상징은 깊고 크다고 볼 수 있다.

칸자르에 대한 자세한 역사적 기록은 남아 있지 않치만 동굴벽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보아 역사가 긴 편이다. 오만 남성들에게 본격적으로 착용된 것은 1700년대 부터라고 한다.

공식행사나 의전행사시 거의 빠짐없이 착용하는 칸자르는 알파벳 J모양, 반월(半月)모양을 닮았다. 한쪽 끝이 휘어진 것이 특징으로 은을 입혀 무늬를 새기고 각종 화려한 보석으로 장식하기도 한다. 이렇게 장식된 칸자르는 전통 복장의 격식에 맞추어 허리 찬다.

오만의 수도 무스카드에 가면 칸자르를 판매하는 가게가 많은데 모두 색다른 장식으로 눈길을 사로 잡는다. 현 시대상을 반영하듯 점차 화려해 지고 외국인들에게도 인기 있는 기념품이 되고 있다.

입국 시 세관에서 총포, 단검 불법 소지에 접촉되는 경우도 있어 날카로운 칸자르는 구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칸자르와 더불어 오만을 대표하는 것이 바로 향신료의 왕이라고 불리는 유향이다. 지폐에도 유향나무를 볼 수 있다.

동방박사가 예수님께 봉헌했던 예물이 바로 이 유향인데 중동국가와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는 고급 향으로 알려지며 값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5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향은 오만과 긴 시간을 함께 해왔지만 무분별하게 채취된 까닭에 지금은 오만에서도 유향나무가 흔치 않게 됐다고 한다. 따라서 정부가 나서 적극적으로 유향 나무를 보호하고 있다.

유향은 수액을 말려 추출하는데 두 가지 색으로 쓰임을 구분한다. 흰색 유향은 아름다운 향로에 태워서 향을 피우는데 주로 사용된다. 중동지방은 온도가 높고 습한 기후 때문에 벌레와 해충이 많은데 이를 쫓는 의미가 있고 종교적으로는 하나님의 은총을 유향의 향기에 비유하기도 한다.

초록색 유향은 관절치료 약으로 효과가 있어서 의약품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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