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수량·곡률반경·재질 등 각종 제원에 대해 아예 몰라

논산시 관내에 설치된 도로 반사경중 사진 왼쪽부터 곡률반경이 비정상인 R3200 불량제품(연무읍 안심리), 정상으로 설치된 R3600 제품(연무농협 인근). 거울이 혼탁해 사물을 알아보기 힘든 불량제품(68번 지방도변 가야곡면 목곡2리 마을회관 앞).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 속보 = 논산시 관내 도로반사경(이하 반사경) 상당수가 불량·규격미달 등 부실제품인 가운데 시는 문제의 현황조차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5월30일자 3면.

총 수량은 물론 곡률반경·높이·재질·설치각도와 각종 제원에 대해서도 아예 인지하지 못했다.

시민 안전에 대한 무관심과 혈세로 구입한 공용재산 관리태만이라는 비난이 따른다.

3일 논산시 관계자는 “현재 관내에 설치된 반사경은 관리 담당 부서가 일부 나뉘어 있다”며 “도로 관리유지 기관이 상이한 부분도 있기 때문에 반사경 현황이 온전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논산시가 반사경 현황을 공개한 시점은 지난 4월15일. 당시 총 설치 수량이 246개라고 했지만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른 정보였다.

취재진이 이달 1일과 2일 이틀간 내동 497 놀뫼장례식장 앞에서 연무읍 안심리 640-3까지 7.1km구간을 특정해 실측한 결과 반사경 숫자는 22개였다.

또한 부적농협 외성지점 3거리에서 탑정호 생태공원 입구까지 4.1km구간에서도 16개가 나왔다. 두 구간의 평균 값은 거리 5.6km, 반사경 숫자 19개다.

논산시 관내 총 도로 연장 1200km(고속도로 제외)에 실측거리 5.6km로 대입해 환산할 경우 반사경 숫자는 자그만치 4071개나 된다.

이를 60%만 인정한다 해도 2400여개가 되지만 논산시는 총 수량의 10%에 해당하는 숫자만 알고 있는 셈이다.

도농복합도시의 특성을 비슷하게 갖춘 인근 공주시에 총 2766개가 설치돼 있는 것으로 비춰 봐도 이같은 추론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취재진의 재 요청에 따라 논산시는 다시 412개가 설치돼 있다는 답변을 내놨지만 이 역시 무엇을 근거로 했는지 뚜렷한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

재질별 분류에서도 STS(스테인레스 스틸)와 PC(폴리카보네이트) 제품이 사실상 절반씩 혼재돼 있지만 시는 STS제품만 설치돼 있고 PC제품은 아예 없다고 답했다.

규격과 곡률반경도 마찬가지다. 규격은 크기에 따라 Ø300(R=500)부터 Ø600(R=2200), Ø800(R=3000), Ø1000(R=3600)까지 4종류로 나뉘지만 시는 모든 수량을 Ø800(R=3000) 제품이라고 밝혔다.

반사경 설치후 모든 사후관리와 행정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다.

논산시 관계자는 “도로는 현재 건설사업소, 도로관리사무소 등 다양한 기관과 부서에서 나눠 관리를 하기 때문에 반사경 현황이 종합적으로 파악되지 않고 있었던 것 같다”며 “하지만 모두 논산시민들의 교통안전을 위한 시설이므로 앞으로 자료를 취합해 부실을 방지하고 적절하게 업무 처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논산 유환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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