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일선 청주대 연극영화학부 교수

어일선 청주대 연극영화학부 교수
어일선 청주대 연극영화학부 교수

 

[동양일보]2020년 2월, 우리는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혼란 속에 빠져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같이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영화가 무엇이 있을까 생가각해보다, 2013년 8월 개봉한 김성수 감독의 영화 <감기>가 떠올랐습니다. 영화의 이야기는 홍콩에서 한국으로 밀입국한 노동자들 중에 바이러스가 호흡기로 감염된 환자들로 인하여 일대 혼란이 야기되며 시작이 됩니다. 호흡기로 감염되면, 감염속도가 초당 3.4명이고 치사율 100%의 유례없는 최악의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에 발병하게 되고 밀입국 컨테이너가 분당으로 스며들면서 분당에는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퍼지게 되고 시민들은 극한의 공포에 쌓이게 되지요.

이를 알게 된 정부는 전 세계적인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 재난사태를 발령하고, 급기야 도시 폐쇄라는 초유의 결정을 내리게 되지요. 그 곳에서 국민들은 목숨을 구하기 위한 사투를 벌이게 됩니다. 피할 새도 없이 격리된 사람들은 일대혼란에 휩싸이게 되고, 대형 마트는 분당 봉쇄에 대비해 물건을 사재기하려는 사람으로 아우성이 됩니다.

수용시설은 생존자와 사망자가 뒤섞인 아수라장이 되고, 공포를 느낀 사람은 수용시설을 탈출하고, 시위대와 경찰이 뒤엉켜 서로를 겨누고, 급기야 총리는 발포를 넘어 그 이상의 조치를 검토하게 됩니다. 대재난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사람들의 목숨 건 사투가 정말 가슴을 울리는 영화였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는 무엇보다도 서로를 구하기 위한 가족들의 뜨거운 희생이 감동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역시 어려운 상황에서는 사람들이 극한의 공포로 숨겨진 본심과 진실이 드러나게 되어있나 봅니다.

영화 <감기>의 포스터를 보면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쓴체 공포가 서린 눈동자로 방향 없이 무엇을 봐야할지 모르는 불안한 시선으로 둘러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패쇄의 공포와 전염에 대한 공포, 치사율 100%의 죽음에 대한 공포가 극 전반부터 숨을 쉴 수 없는 긴장감을 만들어 냅니다. 이는 전염병으로 인한 공포가 사회를 어떻게 파괴하고, 또 해결할 수 있게 하는지, 극단적 설정을 통해 보여주는 것 이구요. 코로나19의 경우에서도 중국 정부가 우한 봉쇄 결정을 내린 이후 외신 보도를 통해 보여 지는 사람들의 사진 속 얼굴들이 전해주는 공포와 슬픔이 얼마나 안타까움을 느끼게 하는지 우리 모두의 일성이 송두리체 흔들리는 느낌이 모두에게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영화에서처럼 현실에서도 가족을 위한 애정이 친구를 위한 애정이 서로를 위로하고 극복해내는데 큰 힘이 되리라 믿습니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구출 헬기를 타지 못한 미르(박민하)를 구하기 위해 인해(수애)는 감염지역에 있는 미르 앞에 섭니다. 군인들은 필사적으로 막아서는데 “제 딸이 엄마를 기다리고 있어요” 라고 절규하는 인애, 결국 경찰이 인애의 어깨를 쏘자 미르가 저지하면서 “우리 엄마 쏘지마세요! 우리엄마 쏘지마세요!” 라고 흐느끼게 되고, 미르가 감시구역 군인들에게 끌려 나가는걸 보면서 “미르야 미르야 미르야” 하고 목놓아 부르는 인애의 모습이 아직도 가슴에 울림으로 남습니다.

 

결국엔 가족들의 짙은 애정과 친구들의 애정이 미르를 살려내게 되고 미르의 항체로 인해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됩니다. 극단적인 상황에서 가족 간, 인간들 간의 애정과 사랑이 얼마나 위대한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영화 <감기>에서 처럼 치사율 100%의 천재지변 같은 상황이 오더라도 사람 간에, 가족 간에, 연인 간에, 친구 간에, 사랑과 애정이 정말 위대한 것이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떠한 절망이 오더라도 소중한 누군가를 지키려는 우리의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것 이구요. 그것은 공포를 슬픔을 이기는 힘이 됩니다. 코로나19로 힘든 지금이지만 우리가 서로를 품에 안고 격려하고 함께 이겨낸다면 우리에게도 해피엔딩이 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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