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희 서산시의회 의장

이연희 서산시의회 의장
이연희 서산시의회 의장

‘15회 대한민국 의정대상 최고 의장상’ 수상

'사회적 약자의 진실된 대변인'이 정치하는 이유

엄마의 마음으로 시민들 맞이할 것

[동양일보 장인철 기자]이연희(52·사진) 서산시의회 첫 여성 의장이 취임 1년 만에 우리나라 최고 의장으로 공인을 받았다.

한국공공자치연구원이 2007년 제정해 매년 엄정한 심사를 통해 선정하는 ‘15회 대한민국 의정대상’에서 ‘최고 의장상’을 수상했다.

서산시의회 의장으로는 첫 수상이며, 충남 광역·기초의장 중에는 세 번째이다.

‘서산시의 주인은 시민입니다’를 슬로건으로 후반기 의회가 출발한지 1년 만에 받은 이 성적표는 의미가 남다르다.

후반기 의회는 의장단 선출과 원 구성을 둘러싼 의원간 갈등으로 출발부터 불안했다. 시민과 언론의 평가도 우려와 비판이 앞섰다.

첫 여성의장의 무거운 첫걸음은 현장으로 향했다.

코로나19 속에서도 현장을 찾아가 시민들을 만났다. 시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문제해결과 대안마련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의원들간 갈등도 풀리기 시작했다.

장기민원과 현안사업에 대해서는 생생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손편지에 담아 전달했다.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 9명에게 60년(1961년) 전 군사정권에 의해 ‘사회명랑화사업’이란 명목으로 온갖 인권유린을 당한 ‘서산개척단’ 희생자들을 도와달라고 편지를 썼다.

서산개척단 희생자 1700여명은 군사정권의 강제수용과 강제노역, 강제결혼 등에도 농지무상분배 약속을 믿고 간척사업에 동원됐지만, 6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약속은 이행되지 않고 있다.

충남지역 국회의원들에게도 충남민항 건설에 대한 서산시민들의 염원을 손편지에 담아 전달했다.

오늘(12일)도 지역 50개 기업에 고졸 지역주민 채용을 요청하는 편지를 쓰고 있다.

재선 시의원의 경험에서 나온 번거롭고 고전적인 주민 대변 방법이다.

손편지에는 어떻게하면 시민의 의사를 잘 전달하고 공감과 협력을 이끌어 낼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과 정성이 담겨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을 말을 잘 들어주길 바랍니다. 문제가 해결되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자신의 마음이 잘 전달된 것으로 만족할 때도 많습니다”

‘경청’. ‘사회적 약자의 진실된 대변인’이 정치를 하는 이유인 이연희식 소통방법이다.

이연희 서산시의회 의장
이연희 서산시의회 의장

 

언제나 낮은 곳에서 말보다는 헌신으로, 훈계보다는 기다림과 인내로 가족을 품고 있는 엄마의 한 사람으로, 그런 어머니 같은 의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역대 17명의 아버지 의장에 이어 첫 엄마의장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장을 가장 먼저 찾는 의장, 엄마의 마음으로 의장실 문을 활짝 열고 시민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습니다”

특히, 장애인들과 가족들을 살뜰히 보살피고 있다. 현장을 찾아가고, 의장실로 초청해 그들과 소통하며 응원하는 데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

임기 내에 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맘껏 운동할 수 있고, 자활의 꿈을 키울 수 있는 장애인체육관 건립을 성사시키기 위해 뛰고 있다.

여성정치인의 길은 가시밭길이다. 의장선거를 둘러싼 잡음이 방영되는 TV를 보신 구순(九旬) 아버지의 눈물도 감내해야했다는 이의장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하지만 사회적 약자와의 동행을 위해 나선 그녀의 결심은 더 굳어졌다.

시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공직자들의 경직된 유권해석에는 더 단호하게 대처하고,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12명 시의원과 한마음으로 분발하고 있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통과로 지방의회 부활 30년 만에 맞이한 진일보한 지방자치실현을 위해 후속준비에 힘을 쏟고 있다. 정책지원전문인력 도입으로 의원들의 정책역량이 향상되고 의장에게 사무직원 인사권이 주어져 지방의회의 권한이 대폭 강화됐다.

정책지원전문인력의 수를 의정정수의 2분의1로 제한한 것과 지방의회의 별도 조직편성권을 갖지 못한 점 등 풀어야할 과제도 있다.

권한이 강화된 만큼 책임과 의무의 무게도 더해졌다는 이 의장은 "서산시의원 13명은 오늘도 코로나19 극복과 시민행복을 위해 열심히 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서산여고를 졸업하고 사이버한국외국어대 지방행정의회학부 재학중이며, 서산신문 편집국장, 더불어민주당 서산태안 여성위원장 등을 역임한 재선 서산시의원(나선거구· 인지면 부춘동 석남동)이다.

서산 장인철 기자taean2@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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