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곡공11대 방손 최종형(84) 옹

[동양일보 신우식 기자]“세계적인 수학자로 인정받고 있는 명곡 최석정(明谷 崔錫鼎, 1646~1715)선생의 출신지와 묘소는 다 이곳(청주시 청원구 북이면 대율리)이에요. 그런데, 국내에서는 생각보다 알고 있는 사람이 적어요. 타 지역뿐만 아니라 우리 청주에서조차 잘 모르고 있지요.”

30년째 최석정 선생의 발자취를 쫒고있는 최종형(84‧청원구 북이면 대율1리) 옹의 말이다.

명곡 최석정 선생이 생전 집필한 '구수략(九數畧)'. 당시 구구단을 한문을 사용해 표기해놨다.
명곡 최석정 선생이 생전 집필한 '구수략(九數畧)'. 당시 구구단을 한문을 사용해 표기해놨다.

 

주화파의 대표 인물 최명길의 손자인 최석정 선생은 현종과 숙종대에 활동한 고위 관료다. 그는 8차례나 영의정에 올랐을 정도로 유능했지만, 아쉽게도 후대에 이름이 알려지지는 않았다. 최근 그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는 것은 그가 생전에 저술한 ‘구수략(九數畧)’이라는 책이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부터다. 이 책에는 한문으로 표기된 구구단부터 산술법, 10차 방정식, 세계 최초 직교라틴방진개념이 들어가 있다. 스위스 출신의 유명 수학자 오일러(Leonhard Paul Euler, 1707~1783)가 라틴방진 개념을 제시했을 때보다 67년이나 빠른 시기다. 최석정 선생의 업적은 2006년 ‘조합론디자인편람(handbook of Combinatorial Designs)에 등재되면서 국제적인 인증까지 받았다.

이렇듯 세계적인 업적을 쌓은 인물이지만 아직까지 국내 인지도는 낮다. 최근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최석정 선생의 묘소와 사당은 충북도지정문화재로 등재됐고, 카이스트(KAIST)에는 최 선생의 이름을 딴 강의실도 생겼다.

명곡 최석정 선생이 생전 집필한 '구수략(九數畧)'의 내용. 삼각함수의 개념이 한문으로 작성돼 있다.
명곡 최석정 선생이 생전 집필한 '구수략(九數畧)'의 내용. 삼각함수의 개념이 한문으로 작성돼 있다.

 

최석정 선생의 연구에는 현재까지도 어려움이 산적해있다. 관련 자료가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고, 한자로만 작성돼 해석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최 옹은 최석적 선생의 연구를 지속하면서 건강이 악화되기도 했다.

“선생 사후부터 지금까지 대율리에 터를잡아 300년간 집성촌을 유지하고 있어요. 죽기 전까지 집안 어르신인 최석정 선생의 업적을 알리기 위해 연구를 진행할 생각입니다. 유일한 소망은 직지심체요절보다 최 선생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것입니다”

청주 북이면 출신인 최종형 옹은 명곡공 11대 방손으로 북이초등학교를 마지막으로 1990년 교편을 내려놓은 뒤 현재까지 최석정 선생에 대한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신우식 기자 sewo911@dynews.co.kr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