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원 유영선 동화작가
[동양일보]본심에 올려진 12편의 작품 중 5편의 동화를 최종심에 올려 정독했다.
5편의 작품은 △정윤영(서울 노원)의 ‘훈장님’ △전하원(경기 고양)의 ‘나의 비밀친구’ △조선미(경기 안성)의 ‘파란 운동화’ △임미선(경북 안동)의 ‘천방지축 몽글이’ △장철호(경남 진주)의 ‘특별한 부탁’이었다. 이들 작품은 이야기를 엮는 솜씨와 주제 선정, 감동과 따뜻함을 유지하고 동심이 살아있어서 선작에 고심을 했다.
△‘훈장님’은 일제강점기가 시대적 배경으로 아버지가 독립운동을 하기 위해 만주로 떠난 이산가족의 이야기다. 주인공인 ‘선재’는 창씨개명을 하지 않고 버티는 훈장집에 얹혀살며 집안일을 돕다가 징용을 피해 만주로 떠난다는 이야기
△‘나의 비밀친구’는 온라인 메신저를 통해 만난 친구와 얼굴은 모르지만, 비밀얘기를 털어놓으며 우정을 나누는데, 어느 날 엄마에게 혼나고 가출하겠다고 집을 나와 불량친구들에게 봉변을 당했다가 엄마의 도움을 받는데, 엄마가 바로 비밀친구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것.
△‘파란 운동화’는 경기 중에 넘어져 부상을 당해 다시는 경주를 할 수 없게 된 경주마 ‘레오’가 ‘포하재활클럽’으로 옮겨온 뒤 다리를 다쳐 걷기가 힘든 한결이와 만나면서 서로 제2의 삶을 꿈꾸게 되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이다.
△‘천방지축 몽글이’는 훈이할머니가 기수련을 하다가 만들어낸 투명한 에너지덩어리인 ‘몽글이’가 훈이를 따라 학교에 가면서 말썽도 피우지만,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 해결사 역할로 동심을 살린 작품.
△‘특별한 부탁’은 새로 부임한 선생님이 래프팅을 가던 날, ‘지훈’에게 왕따인 장애아 친구 ‘진홍’을 돌봐주라는 부탁에 진홍이가 물에 빠지자 물로 뛰어들어 친구를 살린 우정의 이야기이다.
5편 모두 나름대로 특색이 있지만 ‘훈장님’은 시대적 배경에 대한 표현부족과, 글 말미에 선재가 만주로 떠나게 되는 과정이 선명치 않다는 점에서, ‘나의 비밀친구’는 엄마임을 모른 채 비밀얘기를 털어놓는 아이의 동심이 따뜻하게 느껴졌으나 불량청소년에 대한 표현이 어색했고, ‘천방지축 몽글이’는 판타지 작품으로 신선한 소재에 관심이 갔으나,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점에서, ‘특별한 부탁’ 은 아이들의 우정에 공감이 갔지만,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한 플롯으로 신선함이 결여돼 손에서 내려놓고 나머지 남은 ‘파란 운동화’를 당선으로 민다.
‘파란 운동화’는 경주마 ‘레오’의 심리를 능숙하고 세련된 문장으로 묘사했으며, 문장이 단단해 읽는 즐거움을 주었다. 또한 마방의 주인할아버지와 장애아인 한결이의 만남을 통해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게 된다는 감동을 느끼게 했다. 모든 응모자들에게도 격려의 마음을 보내며 정진을 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