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여평 농장에 직접 농사지어 식재료 제공
시스템 구축으로 건강한 먹거리와 가격 유지
23년 노하우로 고른 고기맛은 일품

[동양일보 도복희 기자]청주시 율량동 오창생불고기(대표 이용찬 54·사진)는 2002년 문을 열고 20여 년이 넘도록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면서 ‘향토맛집’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곳이다.

저녁 주메뉴는 삼겹살생고기다. 점심은 ‘묵은지김치찌개’와 ‘짜글짜글빨간양념불고기’가 주메뉴다. 묵은지는 직접 농사지은 배추로 김치를 담가 저온창고 3동에 보관해 사용하는 데 전부 소진된다. 목살과 전지를 섞어 만든 짜글이불고기에 6~7가지 밑반찬이 함께 나오는 점심메뉴 가격은 모두 8000원을 넘기지 않고 있다. 힘든 시기 서민들과 함께 하겠다는 이 대표의 운영철학이 물가가 턱없이 올라도 가격을 올리지 않는 이유다. 직접 농사지어 식재료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농사철에 따라 바뀌긴 하지만 감자볶음, 가지볶음, 콩나물무침 등 밑반찬 대부분 농장에서 직접 조달한 것으로 만들고 있다.

이 대표는 “생불고기 맛의 비결은 고기 선별에 있다”며 높은 등급이면서 23년 노하우로 고른 것이라 맛에서 자신했다.

충북대 농대 출신인 이용찬 대표는 10여년 전부터 청주시 북이면 대율리에 3500여평의 농지를 구입해 직접 농사를 짓고 있다. 배추, 고추, 양파, 감자, 대파 등 그가 농사지은 식재료들은 전량 식당에서 소비한다. 자연농법으로 농사지은 식자재는 건강한 상차림을 하는데 중요한 조건이다. 또한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농산물 가격을 감당하는 시스템 구축 차원에서 필요하다.

이용찬 대표
이용찬 대표

이 대표는 “세계적인 불안 정세로 물가가 급등하면서 점차 식당 운영이 어려운데 자급자족 원칙으로 직접 농사를 지어 식재료를 수급하다 보니 가격을 올리지 않고도 가능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시스템 구축은 앞으로도 더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창생불고기는 현재 두 아들(이해연 26 충북대 미생물학과 졸업, 이희연 24 청주대 조경학과 재학)이 가업을 승계하고 있다.

이용찬 대표는 두 아들을 설득했다. 자신이 농장을 직접 운영해 식재료를 제공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였다. 현재는 시간을 배분에서 아들들에게 노하우를 가르치고 나머지 시간을 이용해 농장 운영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을 대하는 식당 운영이 쉽진 않지만 건강한 먹거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아들들이 가업승계에 들어선 만큼 좀 더 안정적인 시스템 구축을 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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