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옥 공주미술협회장 첫 시집 ‘붓꽃으로 피다’ 발간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화폭에 피운 예순 삶의 언어, 스산한 바람이 스친다. 거기 시선이 멎었다. 중년의 가을이다.
낙엽 구르는 소리가 귓가에 맺히는 계절, 이 가을을 만지는 시집 한권이 나와 관심을 끈다.
공주에서 그림으로 작품 활동을 하는 이종옥 화가가 공주문화관광재단의 지원을 받아 시집 ‘붓꽃으로 피다’<사진>를 냈다.
‘화가가 시집을 냈다’는게 매우 큰 화제는 아닐지언정, 사실 이종옥 화가는 시인이기도 하다.
공주 출생인 시인은 2022년 ‘현대계간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2023년에는 공주문화관광재단에서 올해의 신진문학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시집 ‘붓꽃으로 피다’는 시인의 첫 번째 시집이다. 해설을 쓴 송재일 문학평론가는 시인이자 화가로 활동 중인 이종옥 시인의 시집을 두고 “그리움의 언어로 그린 한 폭의 수묵채색화” 같다고 말한다.
수묵채색화로 활동중인 시인의 실체를 제대로 짚은 것이다.
따뜻하고 일상적인 작가의 스타일은 시에서도 고유한 향기를 발하고 있다. 붓을 이용해 화폭에 담아내는 인생살이의 애잔함과 순수한 서정성이 종이 위의 글자로 변모해 모습을 드러낸다.
그녀의 시는 짧고 간결하다. 그러면서 이미지 중심이고 때로는 잠언의 형식을 빌리기도 한다. 시어가 곱고 맑으며 말법이 가지런하다는 건이 시인의 덕성이다.
시인은 글자가 멈춘 여백에서 생각에 잠겨 깊은 여운을 즐길 수 있는 길을 독자에게 열어주고 있다.
그러면서 인간사 모든이들에게 유령처럼 다가선 고단한 일상 너머의 우울감마저 기꺼이 안아줄 것 같다.
우주 삼라만상의 새털 같은 나날들이 주는 긴장과 경계는 거기서 풀린다. 그의 시는 ‘공감의 언어’다. 담백하고 따스한... 공주 유환권 기자 youyou9999@dy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