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고공행진 속 폭염 장기화 ‘전기요금 폭탄’
이달 도시가스 요금 인상, 전기요금도 인상 예고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최근 고공행진 물가 속에 공공요금과 사교육비가 올랐거나 추가 인상분이 예고되면서 가정경제에 ‘빨간불’이 커졌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1일부터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을 인상했다.

주택용(취사용·개별난방)은 MJ당 22.0950원에서 6.40% 오른 23.5050원에 판매 중이다. 영업용은 21.3092원에서 2.6104원으로 6.10% 인상됐다.

정부가 3·4분기 추가 가스 요금 인상 가능성은 물론, 전력 비용 등 공공요금 인상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어 한숨이 더욱 깊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가스요금 인상을 앞두고 “이번 인상으로 충분할지 지켜봐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추가 인상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3분기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이 MJ당 1.11원 인상된다고 예고했다.

서민들과 소상공인들은 올해 때 이른 더위와 한 달 가까이 폭염 경보, 초열대야 현상이 이어지면서 에어컨과 선풍기 등 냉방기기 사용이 늘면서 8~9월 ‘전기 요금 폭탄’ 등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물가도 문제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4.13(2020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 올랐다.

석유류는 8.4% 올라 2022년 10월(10.3%)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휘발유는 7.9%, 경유는 10.5% 올랐다.

농산물 물가도 여전히 고공행진이다. 농축수산물은 전년보다 5.5% 올랐고, 농산물만 보면 9.0%로 상승폭이 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대비 3배가 넘은 수치를 기록한 셈이다.

한국전력의 재무 건전성 회복을 위해 전기 요금을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오면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늦어도 올해 4분기에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을 추가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물가가 변수여서 추석 이후 국내 물가 상황을 고려해 인상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청주 지역은 사교육비 인상도 추진되면서 학부모들의 ‘가계 부담’이 더욱 크다.

청주교육지원청은 지난 7일 ‘학원·교습소·개인과외교습자 교습비 등 조정 기준안’을 행정예고하고, 오는 26일까지 의견수렴에 들어갔다.

충북도학원연합회는 물가 인상과 인건비 상승에 따른 경영난을 이유로 교습비 인상이 필요하다며 지난달 2일 청주 지역 학원, 개인과외 등 교습비 15.8% 인상을 요구했다.

청주교육청은 소비자 물가지수 상승률, 통계청 물가지수(지출 목적별 교육 물가지수), 연도별 최저 임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4년 전보다 10.5% 인상한 교습비 조정안을 내놨다.

청주교육청은 이해관계자와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의견수렴을 한 뒤 교습비등조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오는 11월 11일부터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한 주민은 “애들 성적과 월급만 빼고 다 오른다”며 “고공행진 물가 속에 연일 폭염과 초열대 현상이 길어지면서 ‘냉방비 폭탄’이 우려되는데 공공요금과 사교육비까지 오르거나 추가 인상이 예고돼 살기가 팍팍하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주민은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안 그래도 먹고살기 힘든데 공공요금까지 줄줄이 인상되고 있다”며 “정치권 등에서 전기요금 부담을 완화해 주는 방안을 검토해 추진해 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지영수 기자 jizoon11@dynews.co.kr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