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정 사회적협동조합 일하는사람들 사무국장
[동양일보]성화동 동네기록관의 첫 번째 기록은 사람이었다. 성화동이라는 마을이 만들어지고 삶터 혹은 일터였던 사람들이 성화동이 마을다운 마을로 성장하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실천했다. 이들을 사회혁신가(아쇼카펠로우)라고 명명했으며 그들의 실천을 인터뷰하여 기록하였다. 기록의 과정에는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 전문가그룹의 도움을 받았으며 그 결과 ‘마을을 변화시키는 성화동 사회혁신가를 기억하다’라는 부제로 ‘성화동을 여는 사람들’의 기록물을 완성할 수 있었다.
성화동 동네기록관의 1년 차 기록 활동은 사람을 중심으로 그들의 실천 활동에 주목하여 기록하고 공유하며, 그 활동의 가치를 확산하는데 성과가 있었지만, 마을의 다양한 주제를 발굴하여 스스로 기록하는 마을활동가를 재생산하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평가를 바탕으로 2년 차 기록 활동은 성화동의 중심 생활 공간인 장전공원에 주목하고, 공원에서 만나는 다양한 삶의 장면들을 마을 주민의 시선에서 기록해보는 활동을 통해 마을기록활동가를 키워보는 프로그램으로 기획하였다. 이는 ‘다른 시선으로 장전공원을 기록하다’라는 주제로 어린이와 성인 기록활동가를 모집하여 교육과정을 진행하고 마을기록활동가 스스로 기록물을 만들어보는 활동이다.
물론 마을이라는 작은 단위에서 기록활동가를 키워보겠다는 프로젝트는 첫걸음부터 쉽지 않았다. 참여자는 성화동과 장전공원에 애정이 있으면서, 아날로그로 사고하고 기록하여 짧은 기간 안에 성과물을 만들어 내야 한다. 어려워 보이는 이 프로젝트에 동참할 사람들을 모집하는 일은 생각만큼 힘든 작업이었다. 다행히 옆 마을에서 생태공원을 중심으로 꾸준히 마을공동체 실천 활동을 해 왔던 두꺼비 마을신문에서 협업 제안을 흔쾌히 수락해 주었고, 몇 차례의 회의를 거쳐 기획 의도에 맞는 성화동 마을기록 활동가 양성 과정 교육 커리큘럼을 완성할 수 있었다. 다양한 매체에 교육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주위에서 마을기록 활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추천받아 한 사람 한 사람 만나 프로젝트의 취지를 설명하면서 성인 6명, 아동 6명의 기록활동가 교육 참여자를 모집하였다.
현재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에도 성화동 동네기록관에서는 마을기록 활동가로 성장하기 위한 어린이와 성인 교육생들의 교육활동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기록활동가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어린이 참가자 중 한 명은 매일 만나는 장전공원을 기록해서 책을 완성하는 과정이 마치 내가 전문 작가가 된 것 같아 재밌다고 하였고, 성인 참가자 중 한 명은 일상에 너무 가까이 있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장전공원이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게 되고 좀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하였다.
성화동 동네기록관의 두 번째 기록 결과물은 장전공원이라는 장소의 기록이지만, 기록 활동을 통해 마을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실천하는 사람들을 남기는 것이 그 이면에 숨겨진 궁극적 목표이다. 이익을 추구하기보다 가치를 공유하고 함께한 사람을 남기는 사업을 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것은 성화동 동네기록관 운영자인 사회적협동조합 일하는사람들이 추구하는 중요한 사업 방침이기도 하다. 성화동 동네기록관 사업이 지속되어 해마다 다른 형태의 기록물을 생성해내더라도 이러한 사업의 방향성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