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규, 김윤섭, 안재홍, 허지혜 등 4인4색전 선봬
[동양일보 박현진 기자]원형의 폐허에 나타난 마법사가 하나의 영적 분신을 만들어내기 위해 오랜 기간 혼신의 힘을 다해 꿈을 꾸고, 필생의 과업이 끝난 후 삶으로부터 해방되던 날, 폐허가 된 '불의 신'의 신전이 불에 의해 붕괴되던 날, 타오르는 불 속에서 자신 또한 다른 사람에 의해 꿈꿔진 하나의 환영임을 깨닫는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소설 <픽션들>에 나오는 단편 '원형의 폐허들'의 아주 짤막한 내용이다.
인생무상, 호접몽 등의 단어가 떠오르게 하는 '원형의 폐허들'(Las ruinas circulares)전이 10월 6일까지 쉐마미술관(청주시 청원구 내수로 241)에서 열린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시각예술창작산실이 후원하는 이번 전시에는 강철규, 김윤섭, 안재홍, 허지혜 등 4명의 젊은 작가가 출연해 회화, 조각, 설치 등의 다양한 형식으로 관객을 만난다.
소설에서처럼 예술가들은 종종 자신의 열망과 꿈을 실현하기 위해 흙을 빚고 꿈과 환영에 대한 물리적 실험을 지속해 나간다. 모더니즘-포스트모더니즘의 거대한 시류 속에서 자신만의 독창적 세계관과 알 수 없는 상징과 물질의 단서들, 혹은 형상들의 단서들로 다시 꿈 꾸기를 반복하며 자신만의 서사적 세계를 만들어간다.
이번 전시를 통해 4명의 작가는 과연 어떤 세계를 만들고 있으며 작가들의 세계는 어떤 방식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 혹은 연결되지 않는 독립적 대륙으로 남게 되는지 살펴볼 기회가 될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전화(☎043-221-3269)로 문의하면 된다. 박현진 기자 artcb@dy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