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미 청주대 항공서비스학과 교수
[동양일보]AI 번역 프로그램의 유려한 번역 솜씨에 감탄하다가 문득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걱정됐다. AI 기술이 이렇게 빠르게 발전하는데, 장차 우리 아이들이 설 자리가 있을까? 몇몇 SF 영화가 보여줬던 것처럼, 인간의 이해를 뛰어넘는 AI 기술이 결국 우리가 사는 세상을 디스토피아로 만드는 것 아닐까?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두려움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하지만 막내 아이의 천진난만한 얼굴을 보면서 두려움을 애써 눌러 지웠다. AI는 어디까지나 도구이고, 도구를 어떻게 쓸 것인지는 결국 우리 인간이 결정하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우리는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AI 기술을 안전하게 잘 활용하기 위한 고민과 노력을 해야 한다.
그 첫걸음은 AI 기술의 긍정적 활용 방안을 상상해 보는 것이다. 먼저 상상할 수 있어야 그것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니까. 항공서비스분야 교수이자 연구자로서, AI가 미래의 항공산업을 얼마나 더 멋지게 만들어갈 것인지를 상상해 본다.
우선, AI는 항공산업 전반에 걸쳐 효율성을 크게 제고할 것이다. 이미 많은 항공사가 AI 기술을 활용해 비행 스케줄, 항로, 기체 정비 등을 최적화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가까운 미래에 대부분의 항공사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승객 수요 등 제반 고려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비행 스케줄을 짤 것이다. 그리고 비행 중의 날씨, 항로 정보, 기상 예측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비행경로를 최적화하고, 연료 소비를 줄이며 비행시간을 단축할 것이다. 기체 정비 역시 훨씬 효과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AI를 이용해 고장이나 부품의 마모를 정확히 예측하고 대응해 기체 고장 위험을 크게 줄일 것이다.
기내 서비스와 고객 만족 역시 AI의 조력 하에 크게 향상될 것이다. 빅데이터 기반의 AI 기술 적용을 통해 개별 고객들에 대한 맞춤형 서비스가 이뤄질 것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AI 챗봇을 통해 24시간 고객 지원을 제공하거나, 고객의 이전 여행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항공권 할인, 좌석 배치, 식사 선택 등을 제안하는 방식의 서비스가 이뤄질 것이다.
이러한 맞춤형 서비스는 고객들의 만족도를 크게 제고할 것이다. 이미 다수의 공항에서 도입된 셀프 체크인 시스템은 AI를 통해 더욱 고도화되고 편리해질 것이다. 보안 검색 역시 보다 간편하면서도 안전하게 진행될 것이다. 이러한 기술 혁신은 승객들의 공항 대기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것이고, 궁극적으로 더욱 만족스러운 여행을 경험하게 할 것이다.
AI는 항공기의 안전을 강화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고, 이는 항공 사고를 크게 줄일 것이다. AI는 기체 결함을 포함한 제반 위험 요소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항공기의 잠재적인 위험 요소를 조기에 식별해 낼 것이다. 비행 중 발생할 수 있는 기계적 문제나 시스템 고장, 기타 위험 요소를 사전에 예측하고, 이를 비행기 조종사와 정비팀에 실시간으로 경고해 사고를 예방할 것이다. AI는 기상 데이터와 항로 데이터를 분석해 기상 악화나 대기 중의 위험 요소를 미리 파악하고, 이를 조종사에게 알림으로써 안전한 비행경로를 제시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AI의 지원 아래 우리 세대보다 훨씬 더 만족스러운 비행 경험을 갖게 될 것이다. AI 기술이 이처럼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나도 내가 위치한 자리에서 역할을 충실히 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