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대학 졸업후 공주에 터 잡고 유럽상추 재배로 성공
달큰하고 아삭한 식감 ‘최고’… “샐러드 밀키트 사업 펼칠 것”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2년 전 공주와 인연을 맺고 계룡면 농촌마을에 터를 잡아 샐러드 채소 재배를 시작한 ‘샐머’ 농장 이고은 대표는 원래 서울에 살던 ‘도시 깍쟁이’다. 그것도 농사와는 쉽게 어울릴 것 같지 않은 27세 나이의 꽃띠 아가씨다.
이 대표는 서울시립대 환경원예학과 졸업 후 대학교 3학년 때 샐러드 밀키트 사업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후 약 3년간 실제 창업준비를 했다. 그 과정에서 주말농장을 임대 받아 채소를 직접 키우던 중 샐러드 구매 고객의 96%가 채소의 신선함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한다는 점을 깨닫고 직접 채소 재배에 뛰어들자고 결심했다.
현장 경험도 부족하고 농사기술이 없었지만 10년이상의 채소재배 경력을 가진 멘토를 찾아 2022년 1월 공주에 홀홀단신 내려와 농장을 시작했다.
약 1652m²(500평) 규모의 샐머 농장에는 유럽상추가 주력 품목으로 자라고 있다.
분무경 수경재배 방식으로 작물을 키우는데 자가육묘장을 갖추고 있어 어린 묘부터 튼튼하게 키운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다른 샐러드용 채소보다 식감이 훨씬 아삭하고 말 그대로 ‘맛’있다.
포기단위로 수확하고 있으며 마트나 다른 농가의 채소보다 크기가 크다. 속을 꽉 채워야 달큰한 노란 속잎을 먹을 수 있고 샐러드를 만들 었을 때 극강의 아삭한 식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작물은 전량 직거래로 소진되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샐머’를 통해 판매한다.
이같은 성공적 요소가 하루아침에 이뤄진건 아니다.
농사 초기에 재배 기술을 완벽하게 익히지 못해 500평의 채소를 전부 죽였던 적도 있다. 여름철 한때는 3개월간 한 푼도 못번 적도 있고, 농장 전봇대에 까마귀가 떨어져서 전기가 끊기는 바람에 하우스 내 작물에 심각한 피해를 입을뻔 한 적도 있다.
그런 시행착오와 우여곡절 끝에 제대로 키운 작물을 처음 봤을 때 그 맛에 놀라고 스스로 대견한 마음도 들었다. 그 땐 ‘이런 맛으로 농사를 짓는구나’ 생각했다.
공주시에는 농산물 직거래 판매장과 홍보 확대 기회가 많았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다양한 농산물이 재배되고 있는 산지에서는 도시보다 신선한 농산물을 직접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므로 도시민들에게 그런 정보를 더 많이 제공해 주자는 의미다.
귀농귀촌과 농업을 하려는 사람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는다.
이 대표는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행정기관의 지원에 따라 농업 목표를 정할게 아니라, 내가 할 일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지역으로 가야 합니다”라며 맞춤형 귀농귀촌을 강조한다.
이 대표는 원래 목표였던 밀키트 사업에 대한 꿈은 여전히 갖고 있다.
맛있는 채소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샐러드 밀키트’로 생산과 제조 유통을 함께하는 원스톱 사업을 펼쳐 보겠다는 포부다.
“세상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이 농업입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 생산물을 주고 받는 기회가 많아지는 활기찬 농촌사회가 되도록 저와 샐머 농장도 함을 보탤게요.”
유럽상추로 도농 상생의 전도사 역할에도 충실한 이 대표의 꿈이 오늘도 착실하게 익고 있다. 공주 유환권 기자 youyou9999@dy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