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곤 서원대 환경공학과 학과장
[동양일보]지난주, 학교 교직원 선생님의 차를 탈 기회가 있었다. 그 차는 바로 수소승용차였다. 기존의 내연기관차나 전기차와는 달리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이 차는 먼 미래의 기술처럼 느껴졌던 수소차의 사용이 현실로 다가왔음을 보여줬다. 선생님은 5kg의 수소로 약 600km를 주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고속도로와 도심을 넘나들며 긴 거리를 운전할 때 매우 효율적인 성능이다. 그러나 수소차의 가장 큰 단점은 충전소가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아직 수소 충전 인프라가 충분히 확충되지 않아 충전소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선생님은 수소차 대중화에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새로운 국산 수소승용차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며, 정부의 지원금 정책을 통해 구매 부담이 완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수소차가 본격적으로 대중화되는 중요한 기회로 보였다.
그렇다면, 수소차의 연료인 수소는 어디서 오는가? 수소는 다양한 방법으로 생산될 수 있으며 그중 하나가 바로 ‘음식물 쓰레기’이다. 매년 수백만 톤의 음식물 쓰레기가 처리되지 않고 버려지는 지금 이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에서 유기물을 분해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활용해 수소를 생성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은 두 가지 중요한 이점을 제공한다. 첫째, 음식물 쓰레기를 수소 생산의 원료로 활용함으로써 폐기물 처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둘째, 수소는 청정 에너지원으로, 이를 활용한 수소자동차는 배출가스를 최소화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 즉, 음식물 쓰레기를 수소차의 연료인 수소로 전환하는 것은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에 큰 의미를 갖는다.
국내 최초로 음식물 쓰레기를 활용한 수소 충전소가 충주에 설립됐다. 2022년 3월 개소한 충주 바이오그린수소충전소는 음식물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메탄)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수소차에 연료로 공급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 기술은 기존 수소 생산 방식보다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는 혁신적인 모델로 주목받는다.
국내 수소승용차는 2018년부터 국내에서 상용화돼 현재까지 운행되고 있다. 수소를 연료로 사용해 주행 중 배출되는 것은 물만 있다는 점에서 환경친화적이나, 수소충전소가 적다는 이유로 수소승용차의 대중화에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수소연료의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청주시를 비롯해 용인, 파주, 영천 등 여러 지자체는 음식물쓰레기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여러 지자체 중 필자가 근무하는 서원대가 위치한 청주시는 음식물 쓰레기를 활용한 수소 생산과 충전소 설치 사업을 진행 중이다. 청주시는 음식물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유기물을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충전소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수소차의 연료 공급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처럼, 여러 지자체가 유기성 폐자원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방안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수소차의 연료 공급뿐만 아니라 폐기물 처리 문제 해결에도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다. 음식물 쓰레기를 수소 연료로 변환하는 기술이 전국에 보급되면, 우리는 새로운 에너지 자원을 창출하고, 지구 환경을 보호하는 데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다.
충주 바이오그린수소충전소와 같은 사례들이 확산되면서, 수소차와 지속 가능한 에너지의 미래를 향한 여정에 더 많은 사람이 함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음식물 쓰레기를 수소 연료로 변환하는 기술이 발전하면, 우리는 청정 에너지를 활용한 자동차 운행의 시대를 더 활짝 열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