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29% 폭증·고령자 48% 급증···절반은 ‘다중채무자’

▲ 이강일 국회의원

금융회사로부터 돈을 빌린 뒤 석 달 이상 연체해 ‘신용유의자’(옛 신용불량자)가 된 개인사업자가 1년 새 30%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출이 있는 개인사업자 2명 중 1명은 3곳 이상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인 데다가, 1금융권에서 밀려나 2금융권에서 고금리 빚을 진 경우도 빠르게 늘고 있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강일(청주 상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개인사업자(자영업자·기업대출을 보유한 개인) 대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신용정보원에 신용유의자로 등록된 개인사업자는 14만129명이다.
이는 1년 전인 2023년 말(10만8817명) 대비 28.8%(3만1312명) 늘어난 수치다.
신용유의자는 90일 이상 장기 연체 등으로 신용정보원에 등록된 경우로, 신용등급 하락이나 금융거래 제한 등 불이익을 받는다.
연령별로는 고령층 자영업자들의 ‘상환 불능’ 상태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말 기준 60세 이상 신용유의자는 2만8884명으로 1년 전(1만9538명)보다 47.8% 폭증했다. 50대도 1년 새 3만351명에서 4만464명으로 33.3% 급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30대(17.9%)나 40대(24.2%)보다 비율이 높다.
중장년층은 생계를 위해 창업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가운데 내수 부진의 직격탄까지 맞으며 빚 부담이 가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자영업자들이 받은 대출의 질도 계속 나빠지는 추세다.
지난해 말 기준 금융기관서 돈을 빌린 자영업자 336만151명 중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는 171만1688명(50.9%)에 달했다.
대출이 있는 개인사업자 2명 중 1명은 다중채무자인 셈이다.
다중채무 개인사업자가 보유한 대출금액은 693조8658억원으로, 개인사업자 전체 대출금액(1131조2828억원)의 61.3%에 달했다.
은행권에서 더 돈을 빌리지 못해 2금융권에서만 대출받은 자영업자들도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비은행권에서만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는 79만2899명으로 1년 새 7.0% 증가했다.
이강일 의원은 “단순히 자영업자 개인의 빚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부채 위험’”이라며 “원재료비, 인건비, 임대료 다 오르는데 손님은 줄고 빚만 늘어난 자영업자들에게 정부가 시장 자율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회복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영수 기자 jizoon11@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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