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욱 청주시 흥덕보건소 치매안심센터 주무관
DJ 공무원의 6년차 이야기...
바쁜 공직 생활 속, 필자는 또 다른 이름으로도 불린다. 바로 ‘DJ’다. 마이크 너머, 때로는 턴테이블 앞에서 나는 음악으로 시민들과 소통하며 공직자의 삶과는 또 다른 즐거움과 활력을 얻고 있다.
순수한 재능 기부와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시작한 DJ 활동은 나에게 새로운 통찰을 경험하게 해주고 있다.
공직자의 삶은 시민들에게 봉사하고 국가 발전에 기여한다는 보람은 크지만, 때로는 정형화되고 딱딱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러다 문득, 어릴 적부터 관심 있던 DJ로서의 활동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거 같단 생각을 하게 됐다. 거창한 목표가 있던 것은 아니었다. 그저 좋아하는 음악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이 전부였다.
필자는 지역 행사나 비영리 단체의 행사 등에서 DJ로 활동하고 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서툴렀지만, 내가 튼 음악에 맞춰 사람들이 웃고 함께 몸을 흔드는 모습을 보면서 알 수 없는 희열을 느꼈다. 세대와 직업, 배경이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오직 음악 하나로 하나 되는 모습을 보면서, ‘소통’의 진정한 힘을 깨달았다.
공직 현장에서의 소통은 때로 복잡한 이해관계와 절차 속에서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음악 앞에서는 모든 것이 단순하고 명쾌해졌다.
필자의 DJ 활동은 단순히 스트레스를 해소 한다는 취미를 넘어, 공직 생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예를 들어, 선곡할 때는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연령대의 취향을 고려하게 된다. 또한 믹싱을 할 때는 서로 다른 곡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끊임없이 고민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유연한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을 자연스럽게 키울 수 있었다.
때로는 민원인과의 대화나 복잡한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DJ 활동을 통해 얻은 공감 능력이 빛을 발하기도 한다. 한 발짝 떨어져서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려보고, 다양한 의견을 조율해 하나의 결과로 만들어내는 과정이 마치 서로 다른 음악을 조화롭게 믹싱하는 것과 같다고 느꼈다.
또한 정형화된 틀을 벗어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거나, 때로는 딱딱한 규정 속에서도 사람 중심의 해법을 찾아내려는 노력을 하게 됐다. 시민들과 직접 음악으로 소통하며 얻은 생생한 에너지는 업무 열정을 더욱 뜨겁게 달구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공직자에게도 자신만의 재충전 시간과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취미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운동이든 독서든 아니면 음악이든 말이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우리는 심신을 단련하고 새로운 영감을 얻으며, 더 나아가 시민들과 폭넓게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내가 마이크를 잡고 음악을 트는 순간은 단순히 DJ로서의 자신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이는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그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공감하려는 공직자로서의 작은 노력이다.
앞으로도 내 자리에서 소임을 다하면서, 음악을 통해 더 많은 시민들과 소통하며 공직의 가치를 함께 만들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