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즈칭 청주대 언론문화콘텐츠학과

▲ 종즈칭 청주대 언론문화콘텐츠학과

저는 중국 광동성 광주에서 온 종즈칭입니다. 청주대 박사과정 재학중으로 이번 달 졸업을 앞두고 있고, 한국에 온 지는 5년이 됐습니다. 유학 초기의 설렘부터 박사과정을 마치고 졸업을 준비하는 오늘까지 한국에서의 시간은 내 인생에 있어 매우 소중한 여정이었습니다. 교수님들과 친구들은 저를 학문적으로 성장시켜 주었고 잊지 못할 많은 추억을 남겨주었습니다.
하지만 유학생의 입장에서 바라 본 충북은 아직 ‘머무르기 위한 지역’이 되기에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유학생활 중 무엇보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언어와 문화의 거리감이었습니다. 한국어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할 때쯤, 일상이나 직장에서 존댓말과 반말이 혼용되는 문화에 혼란을 겪었습니다. 한국어에 대한 이해는 문법을 넘어 문화적 맥락을 포함해야 하는데, 유학생 혼자 감당하기엔 쉽지 않았습니다.
비자 문제 역시 유학생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졸업이 가까워질수록 체류자격 변경에 대한 정보가 절실했지만, 사전 안내나 상담의 기회가 없었습니다. 행정적인 절차를 미리 알았더라면 더 나은 준비가 가능했을 텐데 많은 유학생이 저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 결과, 졸업 후 비자문제로 인해 취업과 정착이 더욱 힘들어지고, 그동안 쌓아온 학문적 성과도 제대로 쓰이지 못하고 떠나야 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사회진입의 기회가 거의 없는 것도 아쉽습니다. 이는 지방자치단체와 대학이 함께 풀어가야 할 과제입니다. 첫째 유학생을 단순한 학위소비자가 아닌 지역사회의 글로벌 동반자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둘째 비자와 법률, 취업관련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창구가 운영돼야 합니다. 셋째 유학생들도 기업실습이나 인턴에 참여할 기회가 마련돼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언어와 문화 적응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과 멘토링제도가 충북 전역에서 활성화됐으면 합니다.
충북은 가능성이 많은 곳입니다. 수도권에 비해 생활비도 저렴해 경제적 부담이 적고, 조용하고 안정적인 환경 덕분으로 학업에 집중하기 좋습니다. 또한, 유학생을 위한 장학금과 한국어교육, 문화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체계적이고 풍부한 유학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충북도 하계 아르바이트 프로그램 덕분에 저는 공공기관 업무 경험과 함께, 외국인 정책의 추진 과정을 직접 체험하고 배울 수 있어 매우 소중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앞으로 충북도가 유학생이 단지 공부만 하고 떠나는 곳이 아니라, 머물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곳으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저는 지금 체류자격을 변경해 한국에서 취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유학생들에게는 저처럼 충북에 남아 일하고 싶다는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이유를 만들어 줄 정책과 문화가 필요합니다. 중국에 “海納百川, 有容乃大(해납백천, 유용내대), 바다는 수많은 강물을 품어 크고 깊어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충북도도 다양한 사람과 문화를 품어 더욱 넓고 깊은 미래를 만들어 가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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